[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농심이 또 다시 벤조피렌 논란에 휩싸이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산 고추씨기름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기준치의 1.7배 넘게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회수 조치를 내렸는데, 이 제품이 농심의 계열사인 태경농산에서 생산한 볶음양념분 1·2호에 사용, 라면 스프의 원료로 재가공됐기 때문이다. 다만 최종 완제품인 라면 스프에서는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이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19일 "라면 제품에는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미국, 일본 등 기준이 까다로운 국가에서도 식품 전반에 벤조피렌 기준을 아예 두지 않고 있지 않지만 국내 기준이 엄격하다"며 "우리의 벤조피렌 관리 기준은 유럽연합(EU)의 기준과 동일한데 식용유지에 있어 올리브유, 카놀라유 등 가열하지 않고 짜내는 기름을 사용하는 유럽의 기준(2.0ppb)은 우리나라의 참기름과 들기름처럼 볶는 과정이 있는 기름에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고려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벤조피렌이 볶고 튀기는 등의 가열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벤조피렌은 자연상태에서도 존재하기 때문에 식약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식품 제조공정 중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벤조피렌의 저감화방안, 벤조피렌 기준 재설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부적합 원료가 사용된 태경농산의 볶음양념분(1차가공품)과 라면스프(2차가공품)에는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아 자진 회수 조치는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도 "소비자들이 안전 문제에 민감하다보니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선진국에 비해 규제 자체를 강화한 부분이 많다"며 "당국도 업체도 딜레마다. 소비자들이 안전 먹거리에 대한 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학계나 협회 등이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중국 'QINGDAO FIRST GLOBAL FOODS'가 제조한 고추씨기름 제품에서 기준치(2ppb)를 초과하는 3.5pbb의 벤조피렌이 검출돼 식약청이 해당제품을 회수·폐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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