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살인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가 발생할 경우 민사소송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아파트 자율적으로 분쟁을 해결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제도는 없을 것이다.

양천구(구청장 권한대행 전귀권)는 최근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과 불협화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아파트 단지 내에 '층간소음 운영위원회'(가칭)를 구성, 세대 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층간소음은 주간 55db, 야간 45db을 기준으로 뛰는 소리, 걷는 소리, 탁자 등을 끄는 소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구는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동대표(위원장)를 비롯 변호사 건축사 갈등전문가, 소음발생라인의 반장 부녀회장 노인회장 등 입주민 7~9명으로 구성된 층간소음 운영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분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이들은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진동 등 환경피해로 인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입주민 간 합의를 유도하고 자율적으로 문제점들을 풀어 나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공동주택 내에서 층간소음에 대해서는 그동안 마땅한 갈등조정기구와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입주민간의 갈등요인이 돼 왔다. 민법 주택법 관리규약 등에 근거가 마련 돼 있으나 그 기준이 모호하거나 실질적으로 적용하기가 애매한 부분이 많다.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소송을 해야 하는데 소송을 하더라도 고의 과실임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아파트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서 감정까지 상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양천구청

구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조정하기 위해 일종의 사전적 조치로 층간소음 운영위원회 운영을 검토하게 됐다. 먼저 올해는 행정동별 1개 아파트를 선정, 시범 운영하고 효과가 좋을 경우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시범 운영 아파트로 선정된 단지는 최근 3년간 층간소음과 민원이 발생된 적이 있는 단지들로 운영위원회의 실질적인 효과를 검증하게 된다.

조정절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소음민원이 접수되면 관리사무소장, 해당 라인 반장, 입주민으로 구성된 층간소음 운영위원회에서 현장을 방문해 발생원인을 진단한 후 소음 유발세대와 피해세대 등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면담을 통해 서로간 이해를 바탕으로 입주민 스스로 해결방안을 유도한다.

이후 층간소음 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그 결과를 소음을 유발한 세대와 피해세대에 알려주고 2주 후에 개선 여부를 확인한다. 개선되지 않을 경우 2차 회의를 개최, 이때까지 개선하지 않았을 경우 본 위원회에서 당사자 개별 면담을 해 재차 시정토록 권고한 다음, 그래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환경부 소관 중앙환경분쟁 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하는 절차를 취하게 된다.

구는 또 층간소음 위원회 운영과 함께 '입주민 생활수칙' 10가지를 제정, 생활속에서 지키게 함으로써 사전 분쟁 차단에 나선다. 주요 내용은 ▲거실과 방 등에서 아이들이 지나치게 뛰지 않도록 지도하기 ▲문을 부드럽게 여닫고 물건을 던지지 않기 ▲샤워나 설거지 등은 가능한 오후 10시 전에 끝내기 등이다.

양천구의 최근 3년간 아파트 누수 및 층간소음 분쟁 민원접수는 총 11건으로 이 중 층간소음 분쟁 민원은 2011년 1건, 2012년, 2건, 2013년 3건으로 분쟁건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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