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2011년형 모하비를 출시했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기아자동차의 레이와 모하비가 기대 이하의 판매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기아차 레이는 지난 2011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시승해본 후 호평을 내놨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박스형 경차였지만, 연간 6만대 판매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출시한 기아차 레이의 지난해 내수 판매는 4만4000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기아차 레이는 기아차 모닝은 물론 한국GM의 스파크에도 밀려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 상위 10위권에 가까스로 이름을 올렸다. 월평균 판매대수는 3600~3700대 수준으로 출시 당시 월평균 목표치였던 5000대의 72~74%에 불과하다.

대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모하비 역시 같은 기간 7360여대, 월평균 600대 정도 팔렸다. 지난 2008년 데뷔 이후 3년만인 2011년 미국시장에서 철수한 모하비의 판매대수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연간 1만5000대에서 1만7000대 정도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SUV 모델을 통틀어 최하위권이다. 모하비 출시 당시 판매대수 목표인 연간 내수 2만대, 수출 6만대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올 들어 지난 1월 판매실적도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레이의 내수 판매대수는 2158대로 출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모닝의 4분의 1, 신형 K3 대비 절반 수준이다. 모하비 역시 내수와 수출 실적을 모두 합쳐 1691대를 판매했다. 내수의 경우 지난해 평균 판매대수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수출은 감소했다.

레이와 모하비의 판매부진은 신차 출시효과 감소에 이어 상대적으로 비싼 차 값과 낮은 연비효율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레이의 경우 경차 모닝의 가격보다 트림별로 200만원 비싼 1139만원에서 156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 들어 프로모션까지 사라져 동급 모델 내 차별화된 매력이 사라진 상황이다.

기아차 한 딜러는 “레이 출시 당시 다른 경차 모델에 대한 대체수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1년 이상이 지난 지금은 신차 효과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보다도 더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모하비는 연비효율성을 중요시하는 변화에 적응하는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출시 당시부터 경유 값 폭등으로 속 앓이를 한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시작된 디젤차량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대수가 늘어나는 듯 싶었지만 경쟁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비가 떨어지는 데다 디자인마저 오래돼 판매대수를 끌어올릴만한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작은 차를 선호하는 시장의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데다 가격 대비 연비 역시 수입차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은 점이 판매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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