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 26일 이임, "공직자, 더 안전한 근무 환경 못 만들어 아쉽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역대 최장수 총리인 김황식 총리가 26일 이임식을 진행하고, 관직을 내려놓았다.

김 총리는 총리직을 떠나면서 공직자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해 아쉽다고 하면서도 새정부에서는 공직자들이 더 분발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 서울청사 별관에서 이뤄진 이임식 자리에서 공직자들을 향해 "(새정부에서)우리나라가 당면한 도전들을 이겨내고 '국민행복의 새 시대'를 열고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모범국가'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공직자들이 한 번 더 크게 분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세계경제의 침체, 국가경쟁력 확보, 일자리 부족, 고령화 문제와 같은 산적한 현안들을 여러분께 안기고 떠나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도 "공직자들의 능력, 열정, 헌신을 굳게 믿고,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또 "총리로 재임한 지난 2년 5개월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없는 시간이었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 그 자체로, 큰 영광과 보람이었다"고 전했다.

총리 업무를 하며 어려웠던 순간에 대한 회고도 있었다. 그는 "총리취임 직후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공무원들이 과로로 쓰러지고, 순직할 때는 말로 다 할 수 없이 괴로웠다. 화재진압 도중 순직한 송탄소방서의 이재만 소방장과 한상윤 소방교, 불법조업 중국어선 나포작전 중 순직한 이청호 경사의 남겨진 유가족, 철부지 자녀들을 보고는 앞으로 남편 없이, 아버지 없이 살아가야 할 날들을 생각하니 한 없이 미안하고, 죄인이 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직을 이임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도 여러분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만들어 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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