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기업경기 전망이 10개월만에 기준선을 넘어섰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내수·수출·투자·고용·채산성 등 주요 부문에서 기업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BSI) 조사 결과 3월 전망치는 104.4로, 10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넘어섰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전경련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핵심 국정목표로 하는 새 정부의 출범과 제조업 부활 및 일자리 창출을 천명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새해 국정운영 방침 등이 기업들의 내수 및 수출 증대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내수(112.7), 수출(106.6), 투자(101.3), 고용(100.7), 채산성(102.0)은 긍정적으로, 자금사정(97.4), 재고(104.6)는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자금사정이 부정적으로 전망된 이유는 최근 수요 감소 등으로 유동성 악화를 경험하고 있는 조선, 건설, 해운 등 국내 주력업종들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경공업(110.6), 중화학공업(103.7) 등 제조업(105.2)과 비제조업(103.4) 모두 호전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해외 경제지표 부진은 여전히 위기 요인으로 지적됐다. 구체적인 위기 요인으로는 유로존의 작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6%로 2009년 1분기 이래 최저치를 보인 점, 같은 시기 미국 성장률이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0.1%)를 기록한 점 등이 꼽혔다.

미국의 자동예산삭감(시퀘스터)과 일본의 엔저기조 등도 우리나라 경기 위협 요인으로 언급됐다. 전경련은 "미국 연방정부가 시퀘스터 연장 합의에 실패할 경우 당장 3∼9월동안 850억 달러, 이후 10년간 1조달러 이상의 예산이 추가로 삭감된다"며 "또 최근 일본은행 총재에 양적완화를 지지하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가 내정되면서 엔저 가속화에 따른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업경기실사지수 2월 실적치는 83.0을 기록했다. 이는 11개월(실적치 기준)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부문별로는 고용(101.3)을 제외한 내수(89.3), 수출(93.7), 투자(97.6), 자금사정(94.7), 재고(107.2), 채산성(86.6)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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