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대법원이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를 불법파견 받은 혐의로 GM대우에 대한 유죄판결을 확정했다. 자동차제조 대기업의 불법파견과 관련해 대표이사의 형사책임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데이비드 닉라일리 전 GM대우 대표이사(64)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GM대우 협력업체 대표 등 6명에 대해서도 각 벌금 300~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GM대우와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 여하에 불구하고 소속 근로자들이 GM대우의 지휘·명령 아래 사업장에 파견돼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데이비드 닉라일리 전 대표는 2003~2005년 협력업체 6곳으로부터 847명의 근로자를 파견 받아 차체조립 등 GM대우의 자동차생산업무에 종사하게 한 혐의로 2006년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됐지만 이에 불복하고 이듬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GM대우와 협력업체 간 일부 종속성을 가지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근로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형식적인 면에서나 실질적인 면에서 (불법파견이 아닌)도급계약 관계에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불법파견을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업주의 형사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통해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근로자파견관계로부터 해당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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