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보험사의 대출규모가 은행보다 작지만 부실화될 경우 여파는 훨씬 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위원은 3일 '가계부채가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은행권 가계대출 감소로 보험계약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계의 상환능력 부족으로 보험계약이 해약되면 보험사의 유동성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권의 가계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79조6000억원으로 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인 467조3000억원 보다 적다. 하지만 다중채무자의 대출금 증가율은 지난해 6월 기준 은행이 1.8% 감소한 반면 보험은 8% 증가했다.

연구원은 보험사에서 대출받은 차주의 경우 은행 보다 부실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부실대출은 은행 보다 보험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가계대출을 얻은 후 손실발생 가능성이 높은 차주(借主)의 경상소득이 25% 하락하고 해당 부동산 가액이 수도권이 20% 떨어진다고 가정할 때 보험권역의 자본금 감소액은 가계대출 1조원당 450억원에 이른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는 은행권의 90억원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즉 부실 대출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보험사가 충당해야 할 비용 부담이 은행 보다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추산치는 지난해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지난해 3분기 은행과 보험권역의 잔액은 각각 456조3000억원과 28조5000억원이었다.

전 위원은 "보험권 가계대출 자본비용이 은행권에 비해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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