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방산업체⑩]F-35엔진·에어컨·엘리베이터로 63조 번 美UTC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시코르스키 항공은 1925년 키에프 태생 미국 이민자 이고르 시코르스키가 설립한 항공기 제작회사이다. 시코르스키는 1910년 두 번째로 시도한 H-2헬기 비행시험이 실패하자 당분간 고정익기에 집중하기 위해 헬기 생산사업을 뒤로 미뤘다.

이고르 시코르스키

이 회사는 이후 뉴욕주 루스벨트에서 항공기를 생산하다 대공황이 터진 1929년 코네티컷 스탠퍼드로 이주했고 그해 7월 현재 유나티드 테크놀로지스(UTC)의 전신인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 앤 트랜스포트 코퍼레이션’(이하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의 일부가 됐다.

시코르스키 항공은 1924년 자사 최초 비행기인 쌍발엔진 화물 복엽기 S-29를 생산하는 등 1920년대와 1930년대는 비행기를 제작하다 1940년부터 헬기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시코르스키 항공은 1939년 9월14일 VS-300 1기통 5마력 3엽 헬기 최초 비행에 성공하고 1940년 5월 13일 자유비행에 성공했다.또 1941년 4월17일에는 수상 착륙,이륙에 성공해 V-300모델은 최초의 수륙이착륙 헬기가 됐다.

시코르스키항공의 헬기 R-4

시코르스키항공은 1942~44년 최초의 2인승 1기통 3엽 헬기인 R-4를 대량 생산해 미 육군 항공대와 공군,해안경비대,영국 공군과 캐나다에 납품했다. 길이 10.2m,주 회전날개 지름 11.5m,높이 3.8m인 이 헬기는 최고 시속 120km로 비행하면서 헬기 시대를 열었다.

시코르스키의 UH-60블랙호크 다목적 헬기

이후 시코르스키는 1959년 SH-3 씨킹(S-61),1964년 화물과 야포,병력을 운송할 수 잇는 중형 수송기 씨 스탤리언 CH-53(S-65),1970년 다목적 헬기 UH-60 블랙호크와 SH-60 씨호크(S-70),1988년 대통령 전용기 VH-60N 나이트호크 등을 생산,군에 납품하면서 최강의 민군용 헬기 생산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88년 역사의 시코르스키는 현재 UTC 계열사로 있다. UTC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최근 100대 방산업체를 선정하면서 세계 10위로 평가한 회사다.

UTC의 2011년도 무기 판매액은 116억4000만 달러로 전년(114억1000만 달러)보다 증가했다. 군용 헬기를 제작하는 시코르스키가 무기 판매에 상당한 기여를 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2012년 매출은 74억 달러라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무기 판매 규모는 9위 L-3커뮤니케이션(125억2000만 달러)을 바싹 뒤쫓으며 11위 프랑스 탈레스(94억8000만 달러)간의 격차를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UTC에는 다른 방산업체와 사업체 도 있어 총매출액은 이보다 훨씬 크다.2011년 총매출액은 무기판매액보다 다섯배 정도 많은 534억7000만 달러,2012년 매출액은 577억 달러다.이 때문에 무기 판매 비중은 2011년 20%에 그쳐 상위 10대 방산업체 중 가장 낮다.

이렇게 된 데는 UTC 계열사인 프랫앤휘트니(이하 PnW) 공이 크다. 프랫앤휘트니는 미군이 사용하는 각종 항공기의 엔진은 물론,보잉과 에어버스가 사용하는 제트여객기의 엔진,산업용과 발전소 가스터빈,우주선 추진체를 생산하는 업체로 제너럴일렉트릭(GE)과 롤스로이스와 함께 ‘엔진업계의 빅3’으로 통한다.

프레데릭 렌츨러

설립연도는 시코르스키보다 1년 늦은 1925년으로 프린스턴대 출신의 항공기 엔진 설계가인 독일계 미국인 프레드릭 렌츨러(Frederick Brant Rentschler)가 설립했다.그는 훗날 챈스 보트(Chance Vought),윌리엄 보잉(William E Boeing)과 함께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를 출범시켰다.

PnW의 강력한 F119엔진의 힘으로 힘차게 비행하는 F-22

PnW는 전세계 제트기의 약 30%, 29개국이 운용하는 전투기의 엔진을 각각 생산한다.이를 위해 3만5500명을 고용해 세계 180개국에서 9000여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2012년도 매출액은 134억 달러로 UTC계열사중 가장 많다.

제트여객기 엔진으로는 프랑스 에어버스의 베스트셀러 A320 네오에 탑재하는 PW 1100G-JM 엔진 등 보잉과 에어버스가 제작하는 여객기용 다양한 엔진을 생산한다.이 엔진은 소음은 반으로 줄이고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방출량을 크게 줄였다.

군용 엔진으로는 한국이 F-16 파이팅 팰컨과 미국의 이글 전투기에 탑재하고 후기연소기가 장착된 F-100과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용 507번째 엔진 F119-PW-100 엔진을 납품했다.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록히드마틴의 5세대 전투기 합동공격기(JSM) F-35에 파워를 공급하는 강력한 추력을 자랑하는 엔진을 독점 생산중이다.이와 함께 공군수송기인 보잉사의 C-17 글로벌마스터 3 엔진인 F117,카타르에 공급된 C-17 글로벌마스터 3용 F117-PW-100엔진을 공급한다.

UTC는 산하에 UTC항공우주시스템스도 두고 있다.해밀턴 선드스트랜드와 굳리치가 합병한 회사로 항공기 이착륙 시스템, 랜딩기업,추진체계,바퀴와 브레이크, UAV 등을 생산한다.2012년 매출액은 62억 달러.

UTC 자회사나 계열사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브랜드는 잘 알려진 회사가 오티스와 캐리어다.오티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생산하는 자회사이며 캐리어는 냉난방기 및 냉동기,빌딩자동화 전문업체로 UTC의 기후통제화재보안 부문 소속이다.

엘리샤 오티스

1853년 엘리샤 오티스가 설립한 오티스는 1976년 UTC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종업원은 약 6만1000명,2012년 매출은 124억 달러로 UTC내 2위다. 전세계에 약 250만대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고 이중 180만 대의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윌리스 캐리어(Willis Carrier)가 1902년 현대적인 에어컨을 발명하며 설립한 캐리어는 1979년 UTC에 인수됐다. 인수전에는 캐리어 에어 컨디션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2012년 매출액 120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큰 에어컨 생산업체로서 6대륙 170개국에서 6만1000명을 고용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UTC는 총 21만8300명의 종업원이 엔진과 엘리베이터,에어컨 등을 팔아 62조7000여 억원의 매출을 올린 거대한 복합기업으로 미국의 전투기와 헬기를 날리고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움직이며 미국을 떠받치는 핵심기업이다.현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루리 세네베르가 맡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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