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기적은 없었다. '류중일 호'가 대만에 역전승을 거두고도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세 번째 경기에서 대만에 3-2로 이겼다.

2승1패가 된 한국은 대만, 네덜란드와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에서 밀려 조 3위로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2006년 1회 대회 4강과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발판으로 야심찬 도전에 나섰지만 네덜란드와의 1차전 영봉 패(0-5)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존심을 구겼다.

경기 시작 전부터 악재가 발생했다. 3루수 최정이 훈련 도중 왼 허벅지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것. 류중일 감독은 유격수 강정호를 3루로 이동시키는 임시방편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2라운드 진출을 위해 6점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부담 탓인지 타석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제구 불안을 노출한 상대선발 양야오쉰을 공략하지 못하고 3회까지 단 1안타에 그쳤다.

반면 대만은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내야안타를 이끌어내며 매 이닝 출루에 성공했다. 결국 선취득점은 3회에 터졌다. 선두타자 양다이강의 유격수 방향 깊은 타구로 기회를 잡은 대만은 2사 1루에서 린즈셩이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이어 전준우가 어설픈 수비로 공을 놓친 사이 1루 주자가 홈을 밟아 기선을 제압했다. 4회에는 2사 이후 궈옌원의 2루타로 기회를 잡은 뒤 양다이강이 바뀐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뜨려 추가득점을 올렸다.

한국은 왕징밍, 뤄진롱이 이어 던진 대만 투수진의 구위에 눌려 7회까지 한 차례로 선두타자를 내보내지 못했다. 5회에는 2사 2루에서 이대호의 우전 적시타가 터졌지만 정근우가 홈에서 아웃 당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0-2로 뒤진 8회. 위기에 몰린 한국은 마지막 반격을 노리며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다. 선두타자 이승엽이 대만의 네 번째 투수 궈홍즈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쳐 공격의 물꼬를 틀었다. 이어진 와일드 피치로 3루까지 진출한 뒤 이대호의 좌전안타로 1점을 만회했다. 2사 이후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반격은 없었다. 추가 득점 없이 8회를 마친 한국은 9회 마무리 오승환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듭지었지만 역전승에 만족한 채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