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변화와 혁신이 도청공무원들 사이에서 불고 있다. 충남도가 지난해 4월에 만든 내부 토론방이 도청을 바꾸고 있는 것.

내부 토론방은 이름을 밝히지 않고 누구나 쓸 수 있어 직원들이 충남도 정책, 인사, 업무, 생활 등 여러 주제들로 ‘돌직구 맞짱토론’을 펼치고 있다.

또 문제점에 대한 개선 방안을 찾고 ‘일 잘하는 조직’ 만들기를 위한 의견을 모으면 안 지사의 도정 운영에 이를 반영하고 있다.

충남도청 직원들이 내부 토론방에 올린 글들.

7일 충남도에 따르면 토론방은 직원 간 내부소통과 토론활성화를 통한 조직문화개선을 위해 내부통신망인 도 행정포털에 마련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 말까지 충남도 직원들이 토론방에 올린 게시글은 511건이다.

게시글에 대한 조회 수는 71만8729회로 나타났으며 댓글은 1만1325건이나 됐다.

충남도청 직원들은 동료들에게 하루평균 1.68건의 ‘화두’를 던지고 2372회 살펴봤으며 37.3건의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론방 게시글은 지난해 9∼11월 40∼50여건에서 12월 58건으로 늘고 지난 1월과 2월엔 각각 84건, 95건이나 됐다.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옮긴 뒤 느는 모습이다.

조회 수가 가장 많은 게시글은 ‘일반직 전환시험’으로 6859건을 기록했으며 ‘휴가’와 ‘녹지직 인사배려’가 5518건, 4430건으로 뒤를 이었다.

댓글 수는 ‘혁신이 필요한 것’이란 게시물이 204건으로 가장 뜨거웠다. ‘자원봉사라는 이름으로’(132건)와 ‘신청사 버스 출퇴근 사전 수요조사’(129건)도 논쟁을 불러왔다.

주제별로는 ▲도청이전 및 청사문제 88건(17.3%) ▲근무환경 66건(13%) ▲업무개선 60건(11.8%) ▲인사제도 42건(8.3%) ▲토론방 운영 38건(7.5%) 순으로 나타났다. 업무 및 생활정보 공유와 문화개선 등 기타게시글은 214건(42.1%)으로 집계됐다.

토론방은 특히 청사 내 신발털이기기 설치, 계단 층 표시 개선, 내포신도시 내 도로 안내판 수정 등 비교적 즉각적인 변화를 불러오기도 했다.

인사제도나 업무개선 등 제도개선을 이끌었고 무비판적 관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 확산, 생활문화 개선 등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인사제도의 경우 직원들의 여러 목소리들을 들어 최근 마련한 인사혁신방안에 ▲직무성과 평가 및 연공서열 개선 ▲역량평가제 도입 및 조기정착 ▲5급 이하 근무성적 평정개선 등이 이뤄졌다.

또 도청이전과 관련해선 ▲공무원 임대주택 조기 추진 ▲도청 진입도 정비 등이, 업무 및 관행과 관련해선 ▲에너지절약을 위한 경차 관용차 확대 ▲회의간소화와 종이 없는 회의 추진 ▲주변 식당 외상장부 안 만들기 등이, 근무환경 및 생활문화와 관련해선 ▲전화 친절하게 받기 ▲인사 잘하기 운동 등의 변화를 가져왔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무기명 토론방은 직원 간 격의 없는 소통과 토론을 통해 문제점들을 공론화 하고 직원들이 이에 대한 해결책을 거리낌 없이 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신선한 아이디어 제시로 도청안팎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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