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3년간 남편 명의로 부부한정특약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던 A씨는 최근 자동차를 구입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된 보험을 새로 가입했다. 하지만 3년간 남편의 차를 운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38%의 보험요율 할증이 적용됐다. A씨는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어 최초가입자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했다.

금융감독원은 그동안 부부 한정특약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경우 한명에게만 적용됐던 운전경력 인정 대상을 두명 모두에게로 확대하기로 했다. 가족 한정특약 역시 모두 인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금감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보험 보험가입경력 인정 대상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올 상반기 중 시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가입경력은 '보험증권에 이름이 기재된 피보험자'에만 한정됐다. 예를 들어 남편 명의로 부부특약으로 가입할 경우 배우자는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김수봉 금감원 부원장보는 "소비자 권익 강화 차원에서 제도를 개선키로 한 것"이라면서 "현행보다 최대 38% 저렴하게 보험가입이 가능해 보험가입경력의 공평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소비자에게 실제 적용하는 자동차보험 범위요율도 '자동차보험 요율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개선키로 했다. 요율서는 자동차보험료 신출기준 등을 정한 서류로, 보험사는 내용을 변경할 때 미리 금감원에 신고해야 한다.

자동차보험료 할인과 할증기준도 개선된다.

김 부원장보는 "현재 기준은 1989년에 도입된 것으로 당시 차량등록대수는 266만대에 그쳤다"면서 "차량대수가 2000만대에 육박하는 현 시점에서도 적정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보는 "해외사례조사와 태스크포스 운영 등을 통해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자동차사고 발생 위험에 부합되게 보험료가 산정되는 만큼 공평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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