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은행들이 자금 조달비용에 붙이는 가산금리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농협의 개신 신용대출금리가 가장 낮았고, 외국계 은행과 지방은행의 가산금리는 훨씬 높았다. 특히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경우 8.3%포인트에 이르는 가산금리를 붙이는 것으로 나타나 폭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20일 대출금리 비교 공시시스템을 개편해 지난달 실제로 적용한 금리를 공개했다. 항목별로 평균·기준·가산금리를 나눠 비교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공시를 보면, 은행권이 개인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 평균치는 3.8%포인트였다. 은행은 대출금리를 정할 때 자금 조달비용에 근거를 둔 기본금리에다 대출자의 신용도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붙인다.

비교 결과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8.3%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씨티은행(4.8%포인트) 등 다른 외국계 은행과 비교해도 4%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폭리 논란이 일자 스탠다드차타드 측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에게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고 있다"면서 "세렉트론 등 저신용자를 위한 상품의 금리가 포함돼 평균치가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와 씨티은행의 뒤를 이은 건 대구은행(3.9%포인트)과 광주은행( 3.8%포인트)이다. 가산금리를 가장 낮게 붙이는 곳은 농협은행(2.4%포인트)이었고, 신한은행(2.5%포인트)도 비슷한 수준의 가산금리를 설정했다.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은 평균금리 역시 농협은행이 평균 연 5.19%로 가장 낮았다. 수치상으론 산업은행의 이자율이 4.74%로 더 낮았지만, 신용도 6등급 이하에 대한 대출 실적이 없어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외에 신한은행이 5.36%로 농협을 뒤따랐고, 하나은행(5.84%)·외환은행(5.88%)·우리은행(5.89%)이 뒤를 이었다.

'세렉트론'을 취급해 금리가 높다고 설명한 스탠다드차타드의 금리는 평균 11.10%에 다다랐다. 씨티은행은 7.82%로 두 번째로 높은 이자를 받았고, 광주·전북·경남·대구·제주은행 등 지방은행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이상 분할상환방식) 금리는 광주은행이 3.82%로 가장 낮았다. 씨티은행(3.93%)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3.98%)도 3% 후반대의 금리를 적용했다. 우리은행의 이자율은 4.02%였다. 반면 수협은행은 5.15%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남·제주·전북은행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고 있었다.

이외에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는 신한은행이 5.45%로 가장 낮았다. 수치상으론 산업은행의 이자율이 5.23%로 더 낮지만, 개인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저신용 대출 실적이 없어 수평 비교는 무의미하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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