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땐 영업정지·최고 5000만원 과태료 부과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금융상품 계열사 몰아주기 규제안, 일명 '50%룰'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된다. 증권사의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판매 비중, 운용사의 계열 증권사 주식위탁매매 주문 비중, 보험사의 변액보험 계열운용사 위탁비중이 각각 50% 이내로 제한된다. 이를 위반한 금융회사에는 영업정지와 함께 최고 5000만원의 과태료 부과 등 고강도 제재가 가해진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일 "계열사 몰아주기 규제 관련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했다"며 "오는 17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규정 개정안을 의결해 사안별로 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판매사의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비중 제한과 운용사의 계열 증권사 위탁매매 제한은 모두 7월부터 시행돼 1년 단위로 계열사 비중을 점검하게 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 계열 증권사에 주식위탁매매 주문을 낸 25개 자산운용사 중 5개 운용사의 계열사 매매 비중이 50%(국내펀드 및 공모펀드 기준)를 넘었다. 유진자산운용의 경우 59.9%에 달했다. 우리자산운용(53.1%), 산은자산운용(52%), 동양자산운용(50.6%), 하나UBS자산운용(50.2%) 등도 모두 계열사 매매 비중이 50%를 넘었다.

다만 금융투자협회는 공모펀드에 대한 매매 비중만을 집계해 공시하고 있어, 실제 규제 대상과는 다를 수 있다. 금융당국의 비율 규제는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포함한 운용사 자금 전체가 대상이다.
　
펀드 판매 규제의 경우 규제 대상에서 머니마켓펀드(MMF) 자금이 제외되고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도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업계와 당국간 치열한 논란이 일었던 '기존 적립식펀드 계좌의 신규 투자자금'은 우선 규제 대상에서 제외한 뒤 2년 후 다시 논의된다. 당초 2년 유예 후 적용키로 돼 있었던 해당 규제안에 2년 후 별도 연장이 없다면 자동 폐지되는 '일몰조항'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2년 후 규제를 연장토록 결정해야 규제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적립식 계좌에 들어오는 돈은 신규 자금이라도 기존 자금으로 봐야 한다는 업계 입장이 반영된 셈이다.
　
이와함께 변액보험의 계열 운용사에 대한 위탁 및 일임투자 비중 제한은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모든 보험사는 변액보험의 계열운용사 위탁 비중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현재 일부 보험사의 경우 계열 운용사 위탁 비중이 80~90%로 과도해 대규모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ING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계열 운용사 위탁비중은 각각 93.6%, 91%에 달했다.
　
또한 각 증권사에는 새롭게 계열회사 증권 발행이나 인수에 대한 규제가 적용된다. 각 증권사가 계열회사 증권의 발행에 주관사로 참여하거나 최대물량을 인수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규제는 공고일로부터 6개월 후 시행되는 만큼 오는 10월 이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규제를 어겼을 경우 금융당국은 일반적으로 불건전영업행위를 한 금융투자업자와 동일하게 위반 사안별로 경중을 가려 영업정지,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기관에 대한 제재와 해당임직원에 대한 징계요구 조치를 취하게 된다. 최고 50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할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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