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일반고와 자율형 사립고에 진학한 학생 간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고교 입학 후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 학생들은 수학, 영어 등의 과목 성취도에서 입학 전 기대했던 수준에 훨씬 못 미친 반면 자율형 사립고 학생들의 성취도는 국어, 수학, 영어 등에서 일반고보다 높았다.
　
2일 교육정보 공시서비스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개된 서울 시내 192개 고교별 고 2년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2012년 6월 기준, 신설고 제외)를 비교한 결과, 과목별 향상도 평균치는 국어 0.02%, 수학 -0.65%, 영어 -1.27%로 집계됐다. 반면 27개 자율형 사립고의 과목별 향상도 평균치는 국어 1.95%, 수학 2.40%, 영어 0.84%로 일반고보다 높게 나타났다.
　
2011년부터 학교별로 공시된 학업성취도 향상도는 해당 학교 학생들이 입학 당시에 비해 학업성취가 어느 정도 향상됐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기대 점수보다 더 높게 나온 학교는 양(+)의 값을 보이며, 기대되는 점수보다 낮게 나온 학교는 음(-)의 값을 가진다. 일반고 학생들의 수학과 영어 향상도가 음의 값을 나온 것은 입학 전(중3 기준) 기대됐던 성취도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는 얘기다.

분석 대상 192개 일반고 가운데 과목별 향상도가 양의 값을 가진 학교는 국어 105개교(54%), 수학 62개교(32%), 영어 49개교(26%)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자사고는 27개교 가운데 향상도가 음의 값인 곳이 국어 1개교, 수학 3개교, 영어 5개교뿐이었다. 이는 자사고와 일반고 학생 간 학업성취도 차이가 고교 진학 후 더 벌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내놓은 '2012년도 서울지역 자사고·일반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 성적 분석 결과'에서도 자사고 신입생 중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전체의 49.7%인 반면, 일반고의 경우는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1%에 불과했다.
　
자사고는 중학교 성적 상위 50%인 학생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고에 비해 기초 학력이 미달되는 학생 비율도 매우 낮다. 학교알리미 집계에 따르면 2012년 6월 기준 서울 지역 고2년생의 기초학력 미달학생 평균 비율은 일반고의 경우 국어 4.5%, 수학 19.3%, 영어 11.5%인데 반해, 자사고는 국어 1.3%, 수학 1.3%, 영어 0.85%에 불과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선발권이 있는 학교와 없는 학교에 대해 학력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고교 다양화도 중요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일반고에 대해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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