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한국군 당국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업무보고에서 북한 도발 억제를 위한 전략무기로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도입을 보고했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미국의 재즘(JASSM)과 경쟁입찰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려 했으나 미국의 수출승인이 늦어짐에 따라 타우러스 미사일 177발 수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타우러스시스템스 회사 로고

한국군이 수입하려는 타우러스 KEPD 350 순항미사일은 독일의 방산업체 ‘타우러스시스템스 GMBH’(Taurus Systems.www.taurus-systems.de.로고 사진위)가 생산하는 공중발사 공대지 순항미사일이다.

독일과 스페인이 실전배치한 미사일이다.독일은 2010년 5억7000만 유로에 600발을 납품받았으며 스페인도 2010년 6000만 유로에 43발을 인도받았다. 스페인 납품기준으로 본다면 대당 약 140만 유로 수준이다.

타우러스시스템스는 독일 바이에른주의 슈로벤하우젠시에 있으며, 독일 LFK와 스웨덴 사브 보포르스 다이내믹스(Saab Bofors Dynamics)가 67%와 33%의 비율로 합작 설립한 미사일 전문 생산업체로 비상장 회사다.

연간 매출은 1000만~2500만 달러,종업원은 50~100명으로 변동이 심하다.

MBDA와 자회사 지분 구성도

LFK는 ‘MADA 도이칠란트 GmbH’로 이름을 바꿨으며 100%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이자 유도무기 탄두 개발과 생산업체인 TDW와 램제트 엔진 업체 바이에른케미,기타 합작사와 함께 ‘MBDA독일’을 구성하고 있다.

MBDA독일은 MBDA가 100% 소유한 독일 자회사여서 타우러스시스템스는 MBDA의 손자회사와 다름없다.

토마스 홈베르크 타우러스시스템스 전무이사 겸 MBDA 이사

MBDA독일의 경영은 MBDA의 집행이사회 이사인 토마스 홈베르크(47.사진위)가 2012년8월부터 전무이사로서 맡고 있다. 독일 카셀출신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뒤 독일 육군 공수부대에 복무한 홈베르크는 2003년 EADS에 합류했고 2008년 기업전략담당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홈베르크는 함부르크의 독일 육군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타우러스시스템스는 유럽의 내로라 하는 방산업체들이 얽히고 설킨 매우 복잡한 업체다. 영국과 프랑스,이탈리아,독일,스웨덴 등 유럽의 방위산업 강국들은 다 참여하는 업체라고 보면 된다. EADS와 MBDA의 족보가 매우 복잡한 탓이다.


EADS→카시디안→MBDA→MBDA독일→타우러스시스템스←보포르스 사브 다이내믹스←사브그룹의 구조다.

2000년 설립된 EADS의 정식명칭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으로 막강한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이 자회사중 하나가 MBDA의 주주이고 이를 통해 타우러스시스템스에 참여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민간여객기를,유로콥터는 타이거 헬리콥터를,아스트리움은 유명한 상업용 우주선 발사체 아리안 로켓을 만든다.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컨소시엄의 주요 파트너인 카시디안이 MBDA의 주요 주주다. 2011년 말 현재 13만3115명을 고용하고 있다.

2001년 12월 설립된 MBDA 또한 족보가 복잡하다.

MBDA는 EADS 산하의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 마스트라 미사일(37.5%)과 이탈리아 핀메카니카의 알레니아 마르코니 시스템스(25%),영국 BAE시스템스의 마트라 BAE 다이내믹스(37.5%)가 합병된 회사다.

MBDA 앙트완 부비에 CEO

족보대로 영국과 프랑스,이탈리아와 독일,스페인과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2007년 6월11일부터 아스트리움 위성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앙트완 부비에(Antoine Bouvier.54.사진위)가 CEO로서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잇다. 그는 프랑스의 명문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이어 행정학교 ENA(?E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를 졸업하고 프랑스 감사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타우러스시스템스에 참여한 기업들이 유럽의 내로라하는 미사일 생산업체인 만큼 이 회사가 생산하는 타우러스 KEPD 350이 빛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

스톰 새도 장거리 순항미사일

MBDA는 과거 포클랜드전에서 영국 구축함을 격침시킨 미사일로 유명한 함대함 미사일 엑조세,한국도 도입한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 미스트랄, 사거리 100km이상의 능동종말유도방식의 마하 4이상의 속도를 자랑하는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 영국 육군과 공군이 실전배치한 지대공 미사일 레이피어,사거리 140km의 공대지 순항 미사일 아파치와 250km이상의 스톰새도(사진위),대전차 미사일 밀란을 생산하고 있다.

칼구스타프 무반동총을 발사하는 미군

또 스웨덴의 사브 보포르스 다이내믹스는 미사일시스템과 대전차 시스템 전문업체로 사브그룹의 자회사다. 간판 무기로는 전차,병력,구조물파괴용으로 쓰는 칼구스타프 무반동총 대전차 미사일과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RBS-70,사거리 250km의 발사후 망각방식의 시스키밍 기능을 갖춘 지대지,공대지,함대함 미사일 RBS-15가 있다.

보포르스는 1873년 설립된 함포생산회사로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도 1894년부터 1896년까지 소유했다. 사브는 1999년 보포르스의 모기업인 셀시우스그룹을 인수해 산하에 편입시켰다. 사브는 2000년 9월 유나이티드 디펜스 인더스트리스(UDI)에 신관과 야포를 생산하는 보포르스 웨펀스 시스템스를 매각하고 미사일 사업부만 계속 보유하고 있다. UDI는 2005년 영국 BAE시스템스에 팔려 BAE 보포르스 시스템스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쟁쟁한 업체들이 최고의 기술로 만드는 공대지 순항 미사일인 타우러스 KEPD 350은 미국의 슬램ER,재즘(JASSM)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타우러스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2005년부터 실전배치된 이 미사일은 길이 5.1m,지름 1.08m,무게 1.4t이다. 이 미사일의 공식 사거리는 500km를 넘으며, 마하 0.6~0.95의 고아음속으로 비행하며 관성항법장치(INS), GPS를 결합하고 목표지점에 도달해서는 영상센서로 지형을 촬영해 사전입력된 화상데이터와 좌표를 대조해 미사일의 위치를 확인한다.

탄두중량은 500kg으로 메피스토(Mephisto.다중효과 관통,고정밀,목표최적화의 영어 머리글자)로 부른다.미사일은 흙이나 벙커를 뚫고 들어가기 위한 성형작약탄으로 된 전방관통탄두와 표적을 파괴하기 위한 유선형 긴 후방 침투탄두, 기폭을 통제하는 지능형 다목적 지연신관,윌리엄스 P8300-15터보팬 엔진,전방의 적외선영상 센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시 말해 타우루스 전방의 관통탄두가 폭발해 표적에 구멍을 뚫으면 후방의 침투탄두가 그 구멍으로 들어가 표적 내부에서 폭발해 파괴력을 극대화한 미사일인 것이다.

타우러는 강화 벙커,지휘통제통신 시설,야전 시설,항만시설,탄약저장고와 정박중이거나 항해중인 선박,교량 등을 파괴하는 데 쓰인다.

타우러스 미사일을 장착한 스웨덴 사브사의 그리펜3 전투기

타우러스 순항미사일은 독일의 토네이도 전투기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스웨덴의 그리펜과 미국의 F/A-18호넷,F-15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다.

동굴진지에 감춰진 북한의 장사정포를 원거리에서 격파기를 희망하는 한국은 보잉이 생산하는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슬램ER을 도입했으나 최근 미사일 추진체 엔진 결함으로 탄착점이 오차범위를 초과하자 운용을 중단해 타우러스 미사일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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