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앞선 두 경기에서 비긴 탓에 홈에서 승점 3점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컸다.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수원블루윙즈가 안방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에서 기록적 참패를 당했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AFC 챔피언스리그 H조 3차전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2-6으로 완패했다. 페널티킥만 무려 네 개를 얻어냈지만 세 차례나 실축하며 자멸했다. 특히 정대세는 두 번의 페널티킥을 모두 허공으로 날리고 말았다. 반면 가시와는 거의 모든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하며 원정에서 '대어'를 낚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아쉬운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앞선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쳐 오늘 홈에선 꼭 승점 3점을 따고 싶었다"라며 "그로 인해 나나 선수들 모두 의욕이 너무 과했고,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한 것이 패인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 감독은 "나도 축구를 오래했지만 축구라는 게 이런 경우가 있다"라며 "다시 한 번 공이 둥글다는 걸 느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우린 후반 시작하자마자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반대로 가시와는 골키퍼도 어쩔 수 없는 기막힌 중거리 골을 넣었다"라며 "그런 바람에 분위기가 상대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라고 설명했다.

세 차례 페널티킥 실축에 대해선 "우리 공격수들이 부담이 많았던 건 사실"이라며 "최근 골을 넣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골에 대한 욕심이 너무 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상황으로 공격수들이 의기소침할 까 걱정도 된다"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주전 수문장 정성룡 대신 양동원을 투입한 배경도 밝혔다. 서 감독은 "그게 참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경기 하루 전 정성룡이 훈련 도중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동원도 좋은 기량의 선수지만, 타이밍 상 수비진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라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도 실패를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품었다. 그는 "6골, 많이 먹었지만 좀 담담하다"라며 "큰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아울러 "오늘 패배를 거울삼아 팀을 재정비해 앞으로의 경기를 잘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결의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패배로 수원은 2무1패(승점 2)로 조 3위에 머물렀다. 반면 가시와는 3연승을 달리며 16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두 팀은 오는 9일 히타치 가시와 경기장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4차전에서 다시 맞붙는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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