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5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가 1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일 동안에만 1조4000억원 가량을 팔아 치우면서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형주 매도에 집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80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9월14일(6872억원) 이후 최대다. 외국인은 지난 4일에도 47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최근 5일간 1조4934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지난달 2000선 위에서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도 5일간 3.87% 하락하면서 어느새 1927포인트까지 주저 앉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선언으로 인한 엔화 약세 등으로 외국인 이탈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엔화 약세로 타격을 입는 업종의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평가다. 특히 자동차 업종은 현대차 리콜 사태까지 더해져 전체 업종 중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전자, 자동차, 화학 업종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 지난 5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리콜사태로 홍역을 치른 현대차로 371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투매로 현대차는 지난 5일간 11.6%나 주저앉았는데, 이는 지난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급락 이후 최대하락폭이다.

2위는 삼성전자로 외국인은 5일간 2969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기관이 3500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내면서 150만원선을 유지했고, 주가 하락폭(-1.4%)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이밖에 LG화학(1163억원), 현대모비스(1029억원), 하나금융지주(658억원), NHN(502억원), 롯데케미칼(308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컸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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