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중국에서 활동 중인 북한 해커들과 공모해 넘겨받은 해킹 정보로 돈을 챙긴 일당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북한에서 양성된 해커들이 국내까지 손을 뻗쳐 외화벌이 중이라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정회 부장검사)는 국가보안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최모(28)씨를 구속 기소하고 최씨의 형(29)과 김모(34)씨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 2004년부터 중국에서 스팸메일 발송 등을 통해 돈을 벌어 왔으며, 2007년 무렵 북한 노동당 산하 '릉라도정보센터' 소속 해커 및 국가안전보위부 공작원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 릉라도정보센터는 합법적 무역회사로 위장해 각종 불법행위로 외화벌이를 하는 곳으로, 과거 국내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와 넥슨코리아를 해킹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일당은 2009년과 2010년 스팸메일 대량발송에 쓰기 위해 북한 해커로부터 2009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때 쓰인 것과 같은 유형의 악성코드 파일을 받아 이를 기업 홈페이지 등에 유포했다. 이외에 불법 스팸메일 다량 발송 프로그램과 국내 도박사이트 조작 프로그램까지 건네받는 등 지난해까지 총 1억4000만여 건의 개인정보를 받아 스팸메일 발송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에는 북한 해커가 만든 선물 홈트레이딩 프로그램(HTS)으로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총 13억원의 수수료를 챙기고 수익의 20%를 이들에게 넘기기로 했으며, 역시 북한 해커들이 만든 국내 온라인 게임의 오토프로그램(자동조작으로 게임내 거래 가상화폐나 아이템을 벌어들이는 프로그램)을 중국에서 판매했다.

검찰 관계자는 "북한에서 양성된 해커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외화벌이를 위해 국내 각종 불법사이트 운영자와 연계하거나 불법 사이트까지 개발하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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