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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바이오벤처 투자 사각지대 중소업체들
최종수정 2013.04.12 11:26 기사입력2013.04.12 11:26
최근 일본의 소니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60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세계 내시경 시장의 70% 가량을 장악하고 있는 올림푸스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소니는 앞서 미국의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닉스도 인수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이미 수년 전부터 KT&G, 삼성 등은 바이오 신약과 바이오 시밀러, 의료기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투자 정책은 바이오벤처의 일원으로서 환영할 일임은 분명하다. 연구에 집중하느라 자체적인 수익원이 없어 자생이 어려운 바이오벤처들에게 기존의 벤처투자자(VC)와 함께 대기업의 자본은 든든한 지원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자본의 투자가 소위 말하는 ‘유명 벤처’들에게만 국한되고 있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벤처투자자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벤처를 지속적인 투자나 인수를 통해 키운다는 생각보다는 시장에서 이미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기업만을 타겟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연히 스타트업 기업은 이러한 대기업이나 벤처투자자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상당수 바이오벤처들은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핵심 제품 외에도 기술적 진입 장벽이 낮은 별도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신들이 실적도 갖춘 회사임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리스크(Risk)를 줄이기 위한 투자자들의 전략적 선택은 당연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실적위주의 소위 ‘싹수가 보이는’ 바이오벤처에게만 투자가 편중된다면 한국이 꿈꾸는 ‘바이오 강국’은 요원한 일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연구하고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할 수 밖에 없고, 이때 자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벤처기업의 장점인 혁신성도 결국 빛을 바라게 된다. 결국에는 정부의 정책 자금에만 의존하는 ‘좀비 기업’이 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정부 정책 과제만 수행하며 근근히 연명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필자는 바이오벤처인의 일원으로서 이제는 이러한 투자 문화가 바뀌기를 기대한다.
우리 정부는 수년 전부터 미래성장동력인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신약개발, 의료기기, 헬스케어, 의료관광 등을 분야별로 지원하고 있다. 새 정부에 들어와서는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유망한 해외기술을 사오거나 글로벌 유통을 위한 인수합병(M&A)까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독창적인 기술을 가진 바이오기업들은 국내에서 투자나 파트너십을 찾지 못해 해외기술 판매를 긍국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10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산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뿐만 아니라,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과 바이오기업, 제약사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바이오기업과 제약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대기업이나 벤처투자자들이 초기에 원석을 발굴하고 가공해 보석을 만들 수 있는 투자의 노하우를 키워나가야 한다. 이것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고 사업의 기회를 갖는 것이며 글로벌 제약산업 진출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과학기술과 금융기술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필자의 경우에는 아토피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KT&G라는 대기업과 손을 잡아 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임상 과정을 별 무리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필자의 회사는 지난해 영진약품을 통해 아토피 전문 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로 ‘유토마외용액’의 제조 품목 허가를 식약청으로부터 승인 받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로 세계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한국형 바이오벤처를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하고 세계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의 강자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수익 실현을 위한 단기간 투자가 아닌 교류와 상생의 투자 문화가 필요하다.
박두진 바이오피드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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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대기업들의 투자 정책은 바이오벤처의 일원으로서 환영할 일임은 분명하다. 연구에 집중하느라 자체적인 수익원이 없어 자생이 어려운 바이오벤처들에게 기존의 벤처투자자(VC)와 함께 대기업의 자본은 든든한 지원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자본의 투자가 소위 말하는 ‘유명 벤처’들에게만 국한되고 있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벤처투자자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벤처를 지속적인 투자나 인수를 통해 키운다는 생각보다는 시장에서 이미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기업만을 타겟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연히 스타트업 기업은 이러한 대기업이나 벤처투자자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상당수 바이오벤처들은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핵심 제품 외에도 기술적 진입 장벽이 낮은 별도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신들이 실적도 갖춘 회사임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리스크(Risk)를 줄이기 위한 투자자들의 전략적 선택은 당연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실적위주의 소위 ‘싹수가 보이는’ 바이오벤처에게만 투자가 편중된다면 한국이 꿈꾸는 ‘바이오 강국’은 요원한 일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연구하고 제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할 수 밖에 없고, 이때 자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벤처기업의 장점인 혁신성도 결국 빛을 바라게 된다. 결국에는 정부의 정책 자금에만 의존하는 ‘좀비 기업’이 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정부 정책 과제만 수행하며 근근히 연명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필자는 바이오벤처인의 일원으로서 이제는 이러한 투자 문화가 바뀌기를 기대한다.
우리 정부는 수년 전부터 미래성장동력인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신약개발, 의료기기, 헬스케어, 의료관광 등을 분야별로 지원하고 있다. 새 정부에 들어와서는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유망한 해외기술을 사오거나 글로벌 유통을 위한 인수합병(M&A)까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독창적인 기술을 가진 바이오기업들은 국내에서 투자나 파트너십을 찾지 못해 해외기술 판매를 긍국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10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제약산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뿐만 아니라,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대기업과 바이오기업, 제약사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바이오기업과 제약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대기업이나 벤처투자자들이 초기에 원석을 발굴하고 가공해 보석을 만들 수 있는 투자의 노하우를 키워나가야 한다. 이것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고 사업의 기회를 갖는 것이며 글로벌 제약산업 진출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과학기술과 금융기술의 결합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필자의 경우에는 아토피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KT&G라는 대기업과 손을 잡아 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임상 과정을 별 무리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지원 덕분에 필자의 회사는 지난해 영진약품을 통해 아토피 전문 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로 ‘유토마외용액’의 제조 품목 허가를 식약청으로부터 승인 받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로 세계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한국형 바이오벤처를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하고 세계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의 강자로 발돋움 하기 위해서는 수익 실현을 위한 단기간 투자가 아닌 교류와 상생의 투자 문화가 필요하다.
박두진 바이오피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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