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국내 의료진이 난치성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에게 소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이명덕·김지일 장기이식센터 소장이식팀이 소장괴사로 단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권모(71)씨에게 뇌사자의 소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9일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소장이식 중 국내 최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성공한 사례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의료진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2008년 8월 위암으로 다른 병원에서 위 전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 탈장이 생겨 소장을 절제했다. 이후 단장증후군으로 장기간 입원생활을 하던 중 간기능부전 합병증까지 얻었다. 단장증후군은 일반적인 식이가 불가능해 권씨는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정맥로를 통해 영양공급을 받아야 했다. 그러던 중 이명덕 교수로부터 소장이식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 소장이식을 받은 권씨는 4개월여가 지난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생활에 큰 불편 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덕 교수는 "환자의 상태가 고령이고 위장조차 없는 열악한 신체 조건에서 만 4년 이상 암 재발 병소가 없음을 확인한 뒤, 적합한 뇌사기증자 찾게 돼 이식 수술을 할 수 있었다"며 "환자의 긍정적인 생각과 가족들의 극진한 사랑, 의료진에 대한 강한 신뢰감이 회복의 비결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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