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보험약관이 불분명해 여러 의미로 해석된다면 소비자에게 유리하도록 판단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1일, 최근 태풍으로 아파트 베란다 유리창이 깨진 것과 관련한 분쟁조정사례에서 주택화재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태풍으로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에 대해 '파손'이지 주택화재보험에서 보상하는 '파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보상대상에 제외해왔다. 약관에는 '화재, 벼락, 폭발 또는 파열, 화재로 인한 연기손해 등을 보상한다'고 규정돼 있다.

위원회는 이에 대해 유리창 '깨짐'에 대해 '파손' 뿐 아니라 '파열'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만큼 보험사가 약관에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약관에서 담보하는 '폭발 또는 파열' 손해가 특정한 원인에 대해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다 '파열'을 보험회사 주장처럼 터지거나 분출되는 사고로 한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봤다"면서 "약관에 따라 전액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조정이 태풍 피해자에 대한 보험사의 보상 관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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