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프랑스의 최대 백과사전 전문 출판사가 내년에 출간될 사전에 결혼의 개념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있다.

14일 리베라시옹 신문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라루스 출판사는 성명을 내고 현재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는 행위'로 돼 있는 결혼의 정의를 '남녀 또는 동성의 두 사람이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는 행위'로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루스 측은 "결혼의 정의를 바꾸기로 한 것은 유럽연합(EU) 6개국에서 결혼의 법적인 개념이 동성 간에 이뤄지는 것을 포함하는 쪽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프랑스 의회에서 동성결혼 허용법안 추진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안 시행도 전에 사전 개정이 추진되면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보수당의 반발을 사고있다.

보수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에르베 마리통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직 법안이 심의 중인데도 법안이 채택될 것으로 예단한 것이 아니냐"며 강력 비판했다.

마리통 의원은 "라루스 출판사의 결정은 반민주적이며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아주 부주의하고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UMP 소속인 로랑 보케즈 의원도 "비정상적인 결정"이라며 라루스의 결정을비난했다.
　
프랑스의 동성결혼 허용법안은 지난 2월 하원에 이어 12일에는 상원에서도 통과돼 6월께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성결혼 허용법이 시행되면 프랑스는 세계에서 12번째로 동성결혼 합법화 국가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보수주의자들은 5월말 세번째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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