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뉴스
![]() |
15일 롯데백화점 지하 1층 매장. 70년 전통 군산 명물 '이성당' 빵을 사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오늘 못 먹으면 또 언제 군산까지 내려가서 먹어요. 이 빵 살려고 백화점 문 열기 20분전부터 기다렸습니다."
15일 오전 10시30분 롯데백화점. 백화점 오픈 시간 전부터 정문 앞에서 대기 중인 수백명의 사람들이 영업시간을 알리는 음악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마자 지하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뛰어가기 시작한다.
이들 대부분은 군산 대표 명물(名物) '70년 전통 이성당'의 빵을 사기 위해 모여든 고객들. 롯데백화점이 이날부터 일주일간 타 지역 최초로 선보인 행사에 수백명의 고객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성당 매장이 위치한 지하 식품코너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오픈과 동시에 빵을 사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영업시간 10분도 안돼 300여명은 족히 넘게 줄이 늘어섰다. 3~4명의 진행요원들이 진땀을 흘려가며 고객들의 안전과 보행거리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썼을 정도였고 2줄로 세워진 줄은 50여 미터를 넘어 식품코너 중심에 있는 반찬코너까지 이어졌다.
특히 20대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까지 이성당 빵을 사기 위해 모여든 연령층도 다양했다. 쉽게 보기 힘든 진풍경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 다른 장을 보러왔다 덩달아 줄을 서는 고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갑작스럽게 몰려든 고객들 때문일까, 오픈 시간을 15분쯤 넘긴 10시 45분에 판매를 시작한 이성당 점원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장 안에서는 3~4명의 제빵사들이 부지런히 빵을 만들고 오븐에 넣기를 반복했다. 특이할만한 것은 이성당의 명물인 단팥빵과 야채빵 만드는 것을 오픈된 공간에서 바로바로 보여준다는 것. 군산 본 매장에서도 빵을 직접 만드는 것은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쇼'적인 재미도 고객들이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 |
15일 롯데백화점 지하 1층 군산 이성당 행사 매장. 제빵사들이 빵을 준비하고 있다. |
미국에서 왔다는 60대의 김선자씨는 "미국에서 살다 오랫만에 한국에 왔는데 친구들과 브런치를 하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이성당 빵을 사려고 줄을 섰다. 워낙 유명하니까 이번 기회에 먹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타 지역 최초로 군산 이성당을 서울로 진출시킨 윤향래 롯데백화점 양·한과 MD는 "준비과정은 4개월, 섭외에만 2개월이 걸릴 정도로 이성당을 섭외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 2008년부터 지역 베이커리들과 네트워크 구축을 꾸준히 해왔던 것이 이성당 섭외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1월에 대전 성심당이 초기 홍보가 없이도 높은 매출을 보였는데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월 본점에서 일주일간 진행했던 '대전명물 성심당 초대전'은 방문객 1만7000여명과 매출 1억5000만원의 진기록을 세우며 성황리에 마쳤다. 1억 5000만원의 매출은 일반적인 기준으로 로드숍 빵집의 한달 매출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시 모여든 인파에 대표상품 '튀김소보루'를 1인당 6개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1시간 이상 기다려야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색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향래 MD는 "이성당측에서 실제 사용하고 있는 프랑스산 오븐을 직접 공수해 현재 2개의 오븐으로 영업을 준비했다. 오늘 하루 가장 인기 있는 단팥빵은 1만2000개, 야채빵은 4000개를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데 이 정도면 순식간에 동이 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날 단팥빵은 7개, 야채빵은 3개로 한정 제한했다.
쟁반에 수북히 빵을 사고 계산을 마친 성북구에 사는 최진영씨는 "며칠 전 이성당빵을 롯데백화점에서 살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아침에 문 열기 20분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한정 수량인 단팥빵과 야채빵으로 총 10개를 샀다."고 말했다.
군산이 고향이라는 김연자씨도 "어릴 적 자주 먹었던 단팥빵이 생각이 나서 왔는데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놀랐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올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군산 이성당의 '단팥빵'은 속을 가득 채운 앙금에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사용 하였으며, '야채빵'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 느끼하지 않아 야채 고유의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팥빵'과 '야채빵'외에도 이성당 최초의 쌀빵인 '블루빵', '추억의 도너츠', '꽈배기' 등 20여종의 빵, 떡, 과자류도 함께 판매한다.
![]() |
15일 롯데백화점 지하 1층 군산 이성당 행사 매장에 오픈하자마자 빵을 사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
이초희 기자 cho77love@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