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올해 1·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상 외의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5일(현지시간) 금 선물 가격은 1980년 이후 하루 최대 하락률을 기록하는 등 상품 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금 선물 가격은 하루 만에 100달러(약 11만1850원) 이상 가격이 빠져 단숨에 1500달러대에서 1300달러대 중반으로 주저앉았다.

1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산하 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금 선물 6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40.30달러(9.34%) 폭락한 달러당 1361.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1980년 3월17일 이후 최대다. 종가는 201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은 선물 가격 하락률은 더 컸다. 은 선물 5월물은 전거래일 대비 2.97달러(11.28%) 폭락한 온스당 23.36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백금(4.8%), 구리(2.3%), 옥수수(2.1%), 밀(2.8%) 등 주요 상품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원유 가격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90달러 선이 붕괴됐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전거래일 대비 2.58달러(2.83%) 급락한 배럴당 88.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아래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19개 상품 가격을 반영한 로이터-제프리 CRB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28포인트(2.19%) 하락한 280.93으로 마감됐다. 나흘 연속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뉴욕 소재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상품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1분기 성장률이 8.0%로 높아질 것이라던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은 결과다.

킬더프 파트너는 "이날 발표된 뉴욕 제조업 지수와 지난주 소매판매 등 최근 미 경제지표도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졌다는 뜻이다.

시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상품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상품 가격이 급락하면서 뉴욕 주가도 동반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52.36으로 마감돼 전거래일 대비 36.49포인트(2.30%)를 잃었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79%, 2.38% 급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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