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감독원 최초 대심제도로 관심을 모았던 에르고다음다이렉트보험에 대해 금융당국이 역대 최고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에르고다음에 대해 5000만원의 과태료 부과를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상정했다. 금융위는 오는 17일 정례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5000만원은 보험업법 209조에 명시된 과태료 부과 기준 가운데 최고 한도다.

현재까지 금융위가 부과한 과태료 최고 기록은 2011년 8월 흥국화재에 내린 3750만원이었다. 당시 흥국화재는 대주주 부당지원을 이유로 과태료 뿐 아니라 대표이사가 직무정지 처분을 받는 등 제재 수위가 높았다.

금융당국이 에르고다음에 대해 이례적인 고강도의 제재를 결정한 것은 지난해 발생한 손해율 조작이 실수가 아닌 고의로 이뤄진 게 명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심에 출석한 당시 대표이사는 명백한 사실에도 발뺌하는 등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고다음은 지난해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야할 시점에 무려 3.1%를 인하해 금감원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선임계리사의 단독 행위라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대표이사가 선임계리사의 승인 없이 보험료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었다.

과태료를 결정하는 금융위도 5000만원 부과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가 금감원이 결정한 제재수위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결코 낮추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금감원은 이와 함께 에르고다음에 대해서는 기관경고, 전 사장에 대해서는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관경고를 받은 사업체는 3년 간 다른 회사의 인수합병(M&A)가 금지된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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