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개막 13연패. 수렁에서 한화를 건진 건 투타의 간판이었다. 데니 바티스타와 김태균이다.

한화는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의 홈경기에서 6-4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30일 롯데와의 개막전 이래 13연패를 당했던 선수단은 이로써 14경기 만에 가까스로 수모에서 벗어났다. 그 사이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부터 이어진 14연패의 사슬도 함께 끊어졌다. 반면 SK를 상대로 창단 첫 위닝시리즈를 거뒀던 NC는 연승행진을 2경기에서 마감했다.

선수 대다수가 삭발을 강행하고 마운드를 단기전으로 운영해도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했던 한화. 키는 에이스와 타선의 핵이 쥐고 있었다. 선발투수로 나선 바티스타는 NC 타선을 맞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역전의 디딤돌을 놓았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 제구 난조에 좌익수 정현석의 실책이 겹치며 3점을 내줬다. 2회엔 차화준에게 1타점 적시타도 허용했다. 불안하던 투구는 3회 타선 폭발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한화는 3회 2사에서 김태균의 우중간 2타점 적시타와 최진행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3-4로 따라붙었다. 그리고 5회 김태균이 상대 선발투수 에릭 해커로부터 왼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쳐 5-4 역전에 성공했다. 타선의 맹타에 바티스타는 고무됐다. 3회와 4회 5연속 타자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6회 1사까지 바티스타가 기록한 삼진은 11개였다.


모처럼 찾아온 승리의 기회에서 불펜과 야수들은 힘을 냈다. 가장 돋보인 건 우익수 김태완. 6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김종호가 송창식으로부터 때려낸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잡아냈다. 가까스로 리드를 지킨 한화는 6회 이대수가 적시 2루타를 쳐 점수 차를 2점으로 벌렸다. 부담을 한결 덜어낸 송창식은 3.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시즌 첫 승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한편 이날 승리로 김응용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2004년 10월 4일 두산전 이후 3116일 만에 개인 통산 1477승째를 올렸다. 경기 뒤 눈시울을 붉힌 그는 “오늘 승리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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