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세균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가 오히려 장내에서 감염을 일으켜 장염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백병원은 전국 17개 대학병원과 대한장연구학회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항생제 연관 장염(CDI)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항생제 연관 장염은 2004년에 입원환자 만 명당 17.2명에서 발생했다. 2005년에는 20명, 2006년 21명, 2007년 24명, 2008년에는 27.4명으로 조사돼 5년간 1.6배에 달하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08년 항생제 연관 장염환자 1367명을 분석한 결과 92%가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종류와 상관없이 거의 모든 항생제에서 장염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광범위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제(41.2%)와 퀴놀론(12.9%)제제가 주원인으로 밝혀졌다.

평균 항생제 사용 후 4~6일경 CDI가 발병했으며 발병 후 대표적인 증상인 설사가 3일에서 10일간 지속됐다. 또한 복통과 발열, 백혈구 증가, 저알부민혈증 등의 증상이 동반됐다.

김유선 인제대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항생제가 장내의 정상 세균총을 파괴해 감염을 일으킨다"며 "항생제 사용 후 설사와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사용 항생제를 중단하고 CDI 발병 여부를 우선 확인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교수는 또 "장기입원을 하거나 최근 수술을 받은 환자, 악성종양 환자, 면역억제제를 투여받는 환자들은 주의 깊게 증상을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65세 고령 환자의 경우 CDI 감염시 치명적일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SCI학회지인 Epidemiology and Infection저널 최근호에 발표됐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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