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총천연색 음악의 향연'이라고 표현하면 어울릴까? "가왕' 조용필의 쇼케이스는 한편의 종합 뮤직드라마였다. 그리고 그는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조용필은 23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프리미어 쇼케이스 - 헬로'를 개최하고 19집 앨범 '헬로(Hello)'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2000여 팬들이 운집해 '가왕'의 귀환을 열렬히 환영했다.

조용필의 19집 앨범 '헬로'는 '본딩(Bonding, 유대)'을 모토로 했다. 조용필은 타이틀곡 '헬로'와 선공개 곡 '바운스(Bounce)'를 비롯해 발라드와 로큰롤,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10곡을 담아냈다.

조용필은 이날 쇼케이스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독특한 울림의 음색으로 꾸며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발라드 넘버 '걷고 싶다'에서는 깊고 절제된, '서툰 바람'에서는 생생하고 날 선, '널 만나면'에서는 심플한 목소리로 감동을 배가시켰다.


특히 조용필의 쇼케이스에는 후배 가수들의 축하 무대도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팬텀은 감미로운 목소리를 선사했으며 이디오테잎과 국카스텐은 열정적인 사운드로 쇼케이스에 열정을 더했다. 박정현과 자우림의 노래 역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바운스(Bounce)'와 '어느 귀로에서', 그리고 '헬로'였다. 앞서 목소리만을 들려줬던 '가왕'은 쇼케이스 말미 모습을 드러내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 어느 때보다 극적인 등장이었다.

'바운스'로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폭풍 같은 카리스마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그의 몸짓 하나, 손짓 하나에 관객들은 비명을 내질렀다. 그는 왜 '가왕'으로 불리는지를 스스로 증명해 냈다.

조용필은 '어느 귀로에서' 무대에서는 자신만의 무게감 있는 보컬을 선사하며 힘든 시대에 위로의 메시지를 던졌다. 조용필과 송호근 교수의 만남으로 탄생한 이 곡은 한국 사회 속에서 지친 이들의 고독과 아픔을 담고 있다.

'헬로'에서는 다시 분위기가 급격히 반전됐다. 강렬한 기타, 드럼 연주로 2000여 관객을 모두 자리에서 일으킨 조용필은 세대를 관통하는 사랑의 감성을 재치 넘치는 가사로 표현, 듣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조용필은 "정말 힘들었다. 쓰고 버리고, 휴지통에 구겨 넣었던 음악이 정말 많았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10년 만에 새 앨범을 내놓게 됐다"며 "그저 여러분 앞에 내 작품을 하나 내 놓았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정말 좋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조용필의 쇼케이스는 바로 '축제'였다. "조용필이라는 틀을 깨고 싶었다"던 그의 말처럼, 장르와 세대를 넘어선 조용필은 더 이상 이전의 조용필이 아니었다. '가왕'은 그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았다.

한편, 조용필은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에 돌입한다. 상반기에만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이 예정돼 있다.

조용필의 전국 투어는 19집 앨범의 인기에 힘입어 인터파크의 티켓 예매순위 1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포털 사이트의 공연 검색어 순위 정상을 연일 지속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금준 기자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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