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이 올해 1분기 판매한 아이패드 3대 중 2대는 아이패드 미니라는 추산이 나와 눈길을 끈다. 아이패드 미니가 기존 아이패드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일 대만 디지타임즈는 애플이 올해 1분기 판매한 아이패드 1947만대 중 아이패드 미니가 1250만대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전체 아이패드 판매량의 64% 수준이다.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의 크기는 각각 9.7인치, 7.85인치다. 업계에서는 아이패드 미니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애플의 전체 태블릿 판매량을 늘렸는지 아니면 기존 아이패드 판매량을 잠식하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제품간잠식)을 일으켰는지 주목한다. 결과는 후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글로벌 태블릿 판매량은 406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아이패드 판매량은 65% 증가했다. 애플이 새로운 크기의 아이패드를 내놨지만 시장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셈이다.

새 아이패드 출시 이후 판매 추이를 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를 본격적으로 판매한 지난해 4분기 2286만대, 한 분기가 지난 올해 1분기 15% 감소한 1947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다. 뉴 아이패드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해 2분기에는 1700만대, 한 분기가 지난 지난해 3분기에는 18% 감소한 14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팔았다.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한 분기와 그 다음 분기의 판매량 감소폭이 뉴 아이패드 출시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보아 아이패드 미니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애플이 9~10인치대 태블릿 뿐만 아니라 7인치대 소형 태블릿 시장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당초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7인치 갤럭시탭이 나오자마자 "(시장에) 도착하는 즉시 사망할 것(DoA)"이라고 말했지만 애플측은 소형 태블릿 수요가 상당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10월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했다. 올해 1분기 아이패드의 시장점유율은 48.2%다. 1년 전 63.1%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제조사 중 1위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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