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민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초광각 카메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곤충의 겹눈 구조를 응용해 160도 이상의 화각으로 전방위 촬영이 가능한 초광각 디지털 카메라를 한국인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송영민(32)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원과 존 로저스 일리노이대 교수, 미국 하버드대 및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2일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송 박사는 2011년 광주과학기술원 정보기전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잠자리·파리 등 곤충의 눈은 수천~수만 개의 홑눈이 겹겹이 모여 있는 겹눈 구조로 이뤄졌다. 겹눈은 볼록한 모양을 하고 있어 가만히 있어도 사방을 볼 수 있고 물체와의 거리에 상관없이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무한 심도'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계는 그동안 곤충의 눈을 모방한 카메라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그 구조를 일부 모방하는 데 그쳤다. 일반 카메라 중에도 광각렌즈나 어안렌즈 등 일반 렌즈보다 넓은 화각의 렌즈를 활용한 것이 있지만 실물의 이미지가 왜곡되는 단점이 있다.

송영민 박사 연구팀은 곤충 눈 카메라를 개발하기 위해 잡아당기면 늘어나는 형태의 이미지 센서를 만들었다. 이어 이 센서를 고무재질로 된 마이크로렌즈 배열에 부착시킨 후 반구형 모양으로 변형시켜 곤충의 겹눈 구조와 유사한 초광각 카메라를 만들었다.

초광각 카메라는 곤충 눈과 구조, 기능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160도 이상의 화각을 갖고 있다. 간단한 구성이지만 이미지 왜곡이 발생하지 않아 기존 광각 카메라의 단점도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무한 심도 기능도 갖춰 물체와의 거리와 관계없이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지녔다.

향후 이 카메라는 무인 비행로봇용 감시카메라, 전방위 물체 감지 센서, 초소형 광각 내시경, 보급형 초광각 디지털 카메라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 박사는 "겹눈 구조를 통해 광학적으로 어떤 상이 맺히는지를 실험적으로 보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렌즈의 구조를 만드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사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제작해 곤충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어떤 형태이며 어떤 특징을 갖는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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