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 무선국 5만개에 안전도 등급 표시
미래부 "인체보호 기준의 절반 이하가 90% 이상"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우리나라에 설치된 이동통신사 무선국(기지국, 중계기 포함) 5만3136개국(2012년 기준) 중 90% 이상이 안전도 1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2일 "전자파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무선국에 전자파 등급제를 표시하기로 했다"며 "이들 중 90% 이상이 일반인 인체보호 기준의 절반 이하인 1등급으로 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의 이같은 조치는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중계기 등 일상에서 접하는 무선국 등급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무선국 전자파 등급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비방사선보호위원회에서 정한 국제표준에 따른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고시'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등급이 낮을수록 안전도가 높다.

▲1등급은 일반인 안전기준의 2분의1 ▲2등급은 일반인 기준 이하 ▲주의등급은 일반인~직업인(통신직종) 기준 ▲경고등급은 직업인 기준 초과 수준이다. 예를 들어 800메가헤르츠(㎒) 대역을 사용하는 SK텔레콤의 무선국 전자파 안전도는 일반인의 경우 38.39V/m이다.

1등급을 받으려면 19.44V/m 이하여야 한다. 아파트나 일반 건물, 대로에 설치된 중계기와 기지국들은 사실상 모두 19.44V/m에 못미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지난 3월 경기도 지역 등 145개 SK텔레콤 LTE 기지국 전자파를 검사한 결과 기지국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0.065~14.375V/m에 그쳤다. 안전 기준 대비 0.17~37.4% 수준이다.

이동통신사마다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제각각이라 인체보호기준도 다르다. 1.8㎓ 대역을 사용하는 KT 기지국의 경우, 인체보호기준(58.33V/m) 대비 1.78~1.95%에 해당하는 전자파만 측정됐다.
　
우리나라에서 2등급 표시를 받는 기지국은 철탑 형식으로 된 무선국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2등급 무선국은 주거지역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 설치됐을 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접근 자체를 막아놓은 상황. 미래부는 3~4등급을 받는 무선국은 국내에 없다고 밝혔다.

'무선국 전자파 등급제'는 '휴대폰 전자파 등급제'와 함께 현재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휴대폰 전자파 등급제는 전자파 흡수율에 따라 2개등급으로 분류, 해당 제품의 포장 박스에 등급을 표시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휴대폰 전자파 등급제에 대해 해외 제조사의 반발이 거세, 무선국 전자파 등급제가 먼저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전자파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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