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제품, 국내시장도 중기제품에 밀려
-대표상품인 미러리스 카메라는 사실상 꼴찌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대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경영위기에 놓인 일본 파나소닉의 한국지사인 파나소닉코리아가 '가전 명가'로서 존재감을 상실해가고 있다. 건강용품 시장에서 겨우 이름을 올려놓았을 뿐이다. 대표 상품인 미러리스카메라 시장에서는 사실상 꼴찌를 면치 못하는 등 굴욕적인 성적표를 손에 쥐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대표 노운하)은 주요 생활가전에서 국내 브랜드에 밀려난 상태며 승마의자ㆍ안마의자 부문에서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가전 카테고리에서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에서도 밀려났다"며 "가전 대신 승마기ㆍ안마의자 등 헬스케어 제품이 매출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승마의자는 승마 움직임을 재현한 건강용 기기로,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을 겨냥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노렸지만 파나소닉이라는 '이름값'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삼성ㆍLG전자와 경쟁했던 파나소닉이 이제는 싱가포르 업체들과 경쟁하는 처지가 됐다"며 "가전 브랜드로서는 이미 매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승마기 시장에서는 싱가포르 업체인 오심의 '아이갤럽(igallop)', 국내 중소기업 네잎플러스의 '에스라이더' 등이 파나소닉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 3월 참가한 '의료기기산업전시회(KIMES) 2013'에서도 국내외 주요 전자회사들과의 '정체성 차이'는 두드러졌다. 파나소닉의 부스에는 승마의자인 조바와 마사지 소파, 안마의자 등 건강용품이 전시되었을 뿐이다. 이는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디지털 엑스레이 기기, 초음파 진단장비, 체외진단기 등 최첨단 장비와 극명하게 비교되면서 초라한 현실을 보여줬다.
　
디지털 부문에서 주력업종으로 내세우는 미러리스 카메라 사업도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다. 소니, 삼성, 니콘, 올림푸스에 이어 5위를 겨우 지킬 뿐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 중인 업체가 캐논까지 6개사이지만, 캐논이 첫 제품을 출시한 시기가 지난해 10월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꼴찌다.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인 '루믹스 G1'을 선보였고 출시된 전용렌즈도 가장 많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파나소닉코리아가 자체적으로 선보인 서비스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 '안심파나'는 애플리케이션(앱)과 네트워크 카메라만으로 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지만 출시 1년이 지나도록 사용자 수는 미미하다. 구글 플레이의 안심파나 앱 다운로드 수는 1000회~5000회 수준에 불과하다. 호기심에 다운로드받는 '허수'를 제하면 실제 사용자 수는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파나소닉코리아의 모회사인 파나소닉이 뉴욕 증시 상장폐지, 대규모 감원 등으로 흔들리고 있어 국내 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애프터서비스도 쉽지 않아 소비자들의 이탈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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