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협상은 절대 없다는 기존의 대북 강경노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해 나갈 것이란 의지도 밝혔다.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중인 박 대통령은 미국 시간 6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핵을 보유하면서 경제도 발전시키겠다는 '병진노선'은 양립될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라며 "북한의 핵은 용납할 수 없으며 도발을 하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모습으로 나온다면 얼마든지 공동 발전의 길을 갈 수 있는데 자꾸 반대 길로 가기 때문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CBS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같은 기조의 발언을 이어갔다. "북한의 공격이 재발하면 한국은 군사적 대응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답했다.
북한의 도발이 협상을 유도하고 경제적 지원으로 이어지는 '게임'을 반복할 생각이 없다는 뜻도 재차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협박이 있으면 또 가서 협상을 하고 또 어떤 지원을 하고 그것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독기 어린 치맛바람' 등 강한 어조를 사용하며 "한반도 긴장은 박 대통령 때문"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선 "어떤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않고 곁가지를 가지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치맛자락이 어떻다 이런 건은 벌써 논리가 빈약하다는 증거"라며 "그만큼 수세에 몰려있기 때문에 팩트(factㆍ사실)에 대해 말하기보다 딴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 그렇게 해석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북한은 변해야 한다. 그것이 생존과 발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향은 7일 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재차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미국 및 중국과 다른 강대국들이 북한이 변화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선택의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내용을 설명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미국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별도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반 사무총장에게 "북한의 영유아, 취약계층 걱정을 많이 하는데 저도 주민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고 투명하게 지원을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미국)=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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