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성게형, 십자가형, 사각형 등 다양한 모양의 나노입자로 빈 공간에 약물을 담을 수 있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내부 빈 공간에 약물을 담을 수 있는 MRI 조영제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조영제는 원하는 부위를 보기 위한 단순 조영제 역할에서 나아가 약물전달체나 배터리 재료, 센서 등으로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화학과 이광렬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허용민 교수, 고려대 화학과 Vu Ngoc Phan·김택훈 박사, 연세대 임은경 박사는 이러한 내용의 연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MRI 조영제는 암의 초기진단 역할은 물론, 암조직에 결합하는 항체 등을 부착하면 암조직 추적기능도 갖기 때문에 암에 대한 선택적 강조영상을 얻을 수 있는 화합물을 말한다.

그동안 암의 진행과정이나 항암제 투여간격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러한 조영제를 약물전달체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했다. 그러나 물과 친하지 않은 소수성(疏水性) 성분의 약물을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는 조영제 개발은 어려운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내부에 고결정성의 빈 방 구조를 갖고 있어 약물을 담아 전달할 수 있는 나노조영제를 개발했다. 또한 개발된 조영제에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담아 투여한 결과, 조영제 없이 항암제만 투여한 쥐보다 암 성장 억제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 약물전달 효과도 확인했다. 특히 이 빈 방 내부가 소수성을 띠어 소수성 약물을 전달하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이광렬·허용민 교수는 "다양한 소수성 약물의 적용을 통해 암외의 질병에도 응용이 기대된다"며 "빈방 구조의 형태와 크기를 자유자재로 합성할 수 있어 약물방출 속도조절과 치료 목적에 따른 약물 투여 스케줄의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의 지난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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