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천상배우'라는 말이 이보다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직장의 신' 속 김혜수를 보고 있노라면 끊임없이 감탄이 터져 나왔다. 그는 수많은 캐릭터를 갈아입으며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뽐냈다.

김혜수는 지난 21일 마지막 전파를 탄 KBS2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 노상훈)에서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났다. 국내 최초 '자발적 비정규직 사원'이라는 콘셉트는 김혜수를 만나 맛깔나게 시청자들을 찾았다.

감정이 배제된 얼굴과 부드러우면서도 절제된 목소리, 머리끈과 무채색 정장에도 화려하게 빛나는 김혜수의 비주얼은 미스김이란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김혜수가 아닌 미스김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의 카리스마는 코믹 연기에도 통했다. 포복절도할 코믹 연기에서 아이러니하게 뿜어져 나오는 절제된 내면의 연기가 보는 이들의 폭소를 유발 시킨 것.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김혜수의 변신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였다.


미스김의 변신은 다채로웠다. 투우사를 시작으로 집시 복장을 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검은 정장 차림의 계약직 사원, 굴삭기를 손수 모는 중장비 기사, 정열의 살사 댄서까지. 김혜수는 말 그대로 '변신의 신'이었다.

이와 함께 '초딩멘탈' 정사원 에이스 장규직(오지호 분) 팀장과의 줄다리기는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들은 서로 으르렁거리는 원수의 모습과 두근대는 러브라인을 동시에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현실을 과감하게 표현, 이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드라마 특유의 유쾌함도 잃지 않았던 '직장의 신'. 이처럼 그 중심에는 김혜수가 자리하고 있었다.

비록 '직장의 신'은 막을 내렸지만 배우 김혜수의 연기는 끝나지 않았다. 그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을 다시 찾을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금준 기자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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