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새누리당의 시ㆍ도당위원장이 내달 일괄 교체될 예정인 가운데 예년과 달리 수도권과 경북 등에서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일부 의원은 주요 당직 제안까지 고사하면서 시ㆍ도당위원장에 도전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각자의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를 이끌어온 김광림 의원(경북 안동)은 최근 황우여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까지 여의도연구소 개혁 방안에 큰 관심을 보이던 김 의원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에 경북도당위원장 출마설이 나돌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22일 기자와 만나 "여의도연구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물러나는 것일 뿐 경북도당위원장 출마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지만 여지를 남겨뒀다.

원내대변인에 이어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도 최근 황 대표로부터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으나 끝내 고사했다. 내년 경북도지사 출마를 위한 사전작업 차원에서 경북도당위원장 출마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경북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전국 최고득표율 1위의 이 의원(83.5%)과 2위의 김 의원(82.5%)이 경북도당위원장을 둘러싸고 경선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수도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재선 의원이 많지 않은 서울 지역을 제외한 경기ㆍ인천 지역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도당위원장은 고희선 현 위원장이 재임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태원ㆍ김학용 의원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인천시당위원장은 박상은ㆍ이학재 의원과 함께 윤태진 인천시 남동구갑 당협위원장도 원외인사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서울시당위원장은 유일호 현 위원장이 대변인에 기용되면서, 김성태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운 물밑경쟁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 때문이다. 시도당위원장 자리는 광역단체장 출마를 시도하는 의원들에게 도약의 기회로 작용한다. 직접 출마하지 않는 의원들의 경우 기초단체장 공천권을 행사해 지역 내 권력지형을 우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시도당위원장은 관례적으로 지역 의원들이 합의를 통해 재선 의원들을 추대한다.

한편 대구시당의 경우 주호영 현 위원장과 조원진 의원이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지역 의원들 간 합의로 선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합력을 강조하는 부산시당의 경우 일찌감치 유재중 의원이 맡기로 교통정리를 마쳤다고 한다. 경남 지역 의원들은 일찌감치 신성범 의원을 도당위원장에 추대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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