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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우 행장 |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회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우리금융의 당면과제인 민영화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 말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고 이 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취임하는 시기도 일정상 6월 중순이기 때문에 취임과 동시에 민영화 추진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지난 정부에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을 정도로 해결이 쉽지 않은 사안이다. 현재 정부는 일괄매각, 분할매각, 일괄매각 후 분할매각, 블록세일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우리금융 조직에서는 여러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특히 매각을 통한 '메가뱅크' 방식이 추진된다면 직원들이 당장 생존에 위협을 느낄 수 있다. 민영화는 우리금융의 숙원이지만 달리 보면 차기 회장은 국내 최대 금융지주를 다른 곳에 매각한 장본인이라는 비난에 직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부도 이 같은 갈등을 잘 아우르기 위해서 이 행장이 현 행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조직 장악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그를 회장으로 낙점했다. 은행장을 겸직하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이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민영화를 주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차기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민영화를 추진해야 하고 민영화 이후 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며 "민영화를 성공시킨 주역이 될지, 회사를 판 장본인이 될지는 민영화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행장은 회장 부재 상태에서 지연됐던 다양한 사업들도 이끌어야 한다. 금호종금의 자회사 편입, 우리아비바생명의 지분 인수, 미국 LA 한미은행 인수 여부 결정 등이 그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다. 결국 이 사안들도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가치를 높이는 것과 직결돼 있다. 6월 말에 민영화 방안이 결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속도를 낼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
우리금융은 23일 오후 회추위를 통해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한다. 이후 이튿날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서 내정자로 최종 확정되며 신임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도 소집된다. 주주총회 소집에는 보통 3주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행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는 것은 6월 중순이 될 전망이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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