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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쪼개면 주가 뜬다?

최종수정 2013.05.24 12:06 기사입력2013.05.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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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액면 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종목들의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는 등 액면 분할 효과를 쏠쏠히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액면 분할로 그동안 거래가 정지됐던 태평양물산KT서브마린은 지난 22일 거래가 재개되며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태평양물산은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KT서브마린은 5000원에서 1000원으로 각각 분할했다.

올 들어 액면 분할에 나선 상장사는 태평양물산과 KT서브마린을 비롯해 삼보판지, 우경, NICE, 고려산업, 대명엔터테인먼트, NICE평가정보, 아트원제지 등 총 9개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 중 NICE평가정보는 지난해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쪼갠 데 이어 올해는 500원으로 다시 분할했다.

기업들이 액면 분할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다. 올해 액면 분할에 나선 기업들 모두 주식 분할 목적으로 유통주식 수 확대를 꼽았다.

액면 분할을 하면 보통 주가상승 효과가 수반된다. 올해 액면 분할을 한 기업들 중 대부분이 분할 후 거래가 재개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 9일 거래가 재개된 대명엔터테인먼트는 거래 재개 후 이틀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20일 거래가 재개된 NICE도 재개 당일을 비롯해 이틀간 6~7%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14일 거래 재개한 고려산업도 재개 당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주주들과 개인투자자들이 거래 활성화가 꼭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데도 액면 분할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향 덕분이다.

그러나 액면 분할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는 단기에 그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액분만큼 주가가 낮아지면서 주가가 싸 보이는 착시효과도 한몫 한다. 실질적인 기업 가치 상승이 아닌 착시효과에 따른 상승이기 때문에 길게 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액면 분할은 단순히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일 뿐 기업가치 증대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주가 부양의 효과를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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