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사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가 농협지주의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별도로 들여다보지 않기로 했다. 농협지주와 농협은행은 지주사 위에 농협중앙회라는 조직이 있고, 농협중앙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관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의 지배구조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최근 "TF를 통해 살펴보겠다"고 언급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금융위원회가 가동하고 있는 지배구조개선TF의 한 관계자는 30일 "이달 중순 신 위원장 발언 이후 TF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농협과 관련해 2차례 현황 설명이 있었지만 '굳이 TF에서 다룰 만한 주제가 아니다'는 의견이 많아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달 중순 신동규 농협지주회장이 사임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와의 불편한 관계 등을 거론하자 'TF에서 농협도 보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TF가 농협을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은 최근 농협을 둘러싼 문제가 해당 지주사의 지배구조 보다 농협의 독특한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은행지주사와 달리 농협은 지주사 위에 농협중앙회라는 별도의 조직이 자리잡고 있다. 현재 농협중앙회가 농협지주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게다가 농협중앙회는 농림축산식품부 관할로, 금융당국과는 거리가 있다. 지배구조개선TF가 섣불리 접근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또 다른 TF 관계자는 "농협과 같은 특수은행은 애시당초 이번 TF에서 들여다볼 사안이 아니었는데 농협지주에 갈등 양상이 있는 것처럼 비쳐져 현황 정도만 파악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달 중순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농협 관련) 법과 제도가 미비하다"고 언급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한쪽(농협금융)은 금융위원회, 다른 한쪽(중앙회)은 농림부니까 법 개정도 어렵고 그 속에서 경영하는 것도 힘들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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