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시스템통합(SI)·제조회사들의 '계열사 간 거래' 중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있는 법적 비율을 60%까지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특수관계법인 거래비율의 공제 비율을 모든 업종에 대해 30% 일괄 적용하는 방식에서 SI·제조업종은 예외로 인정해 이 비율을 60%까지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일감 주기 과세 개선과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정상거래 비율'로 불리는 공제 비율을 상향한다는 것은 계열사 간 거래 중 이른바 '일감몰아주기'로 보는 거래 비중이 그만큼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과세 금액이 낮게 산정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상거래 비율 상향 조정을 주장한 전경련의 핵심 근거는 업종별 특성이다. 업종의 특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산업에 타 산업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밀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특수관계법인과 제조 계열사와의 거래는 수직계열화에 따른 계열 내 제조사 간 매출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품질과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수관계법인과 SI 계열사와의 거래의 경우, 그룹 차원의 핵심정보에 대한 보안문제와 직결돼 있어 해당 업무를 외부위탁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과도한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전경련이 지난달 20~24일 매출액 기준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증세법상 일감과세 기업 애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42.3%가 일감과제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업종별 특성 미반영'을 꼽았다.

뒤를 이어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23.6%) ▲중견기업의 과도한 부담(15.4%) ▲이중과세 미조정(8.9%) ▲법조문의 불명확성(6.5%)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선택됐다.

30% 정상거래 비율 일괄 적용을 원칙으로 하는 현행 상증세법상 시행령에 대해서는 68.2%의 기업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상증세법에서는 업종을 고려해 정상거래 비율을 정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은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점은 더 큰 문제로 꼽혔다.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로는 과세대상 대주주 기준과 정상거래비율 상향(33.4%)이 가장 많이 선택 받았고, 수직계열화 업종의 과세대상 제외(31.5%), 용역·간접수출의 내부거래 대상 제외(15.3%)가 그 뒤를 이었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상무)는 "기업들이 실제 일감과세 실무를 하는 과정에는 불합리한 경우가 많이 발견된다"며 "앞으로도 전경련은 제도의 현실적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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