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원내대표가 최고위회의에서 과거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실적을 비교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전(前)정부 비판발언에 과거 집권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발끈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최고위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기본적으로 전두환추징법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서도 "그러나 남 탓을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지난 정권 기간 동안, 무려 3년 3개월 동안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또 제 1야당 다수당의 대표로서, 3년 3개월 동안 사실상 대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과거 지사를 남 탓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을 환기한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 민주정부에서는 결코 우리가 전두환 추징과 관련해서 가만히 있었던 것이 아니다"면서 각종 사례를 나열하고 "모두 약 20억원에 가까운 돈을 추징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집권기간인 이명박 정부기간동안에는 불과 4만7000원을 추징했다"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전두환 추징법을 제출한 것을 가지고 새누리당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데 그렇게 얘기할 필요가 없다"면서 "일단 박근혜대통령께서 추징의 의지를 밝힌 만큼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전두환 추징법을 처리해서 전두환의 비자금과 전두환이 미납하고 있는 국고추징금을 확실하게 환수하는 조치를 국회가 해야 국민으로부터 국회와 정치가 신뢰를 받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박혜자 최고위원은 광주에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토론과정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 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돈은 추징금에 포함되는 것이냐고 질문한다. 저도 그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면서 "대통령께서 직접 답해 주셔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원전비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 문제에 대해서 '새 정부에 전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책임소재를 따지고 나선 것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현재 원전 비리는 복마전이라는 말로도 모자라는 총체적 수준"이라면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문제 역시 '전두환 추징금 환수법'을 통과시켜 사회정의를 바로세우고 국민의 분노를 해소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책임을 지기는커녕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을 실망스럽게 할 뿐이다"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를 계승해 탄생한 박근혜 정부는 과거 정권 탓만 하던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 전가 태도'까지 계승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면서 "국민들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간절히 기대하고 있음을 기억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환수 문제와 관련, "전직 대통령 추징금 문제도 과거 10년 이상 쌓여온 일인데 역대 정부가 해결을 못해 이제야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면서"새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지라는 것은 난센스다. 과거 정부는 무엇을 했는지 묻고싶다"고 비판했다. 또 원전 비리에 대해서도 "역대정부를 거치면서 쌓여온 일"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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