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해 반군에 신경가스를 여러 차례 사용해 100∼150명을 살해한 것으로 최근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미국은 시리아 반군 진영에 '군사지원’을 포함한 원조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결론지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최근 시리아 내전에서 사린가스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주장했을 때도 미국은 "누가 언제 화학무기를 사용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인 벤 로즈는 13일(현지시간) 오후 컨퍼런스콜에서 기자들에게 “우리 정보기구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해 수 차례 사린가스 등의 화학무기를 소규모로 반군에게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즈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반군 등) 100∼150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반군의 군사조직인 최고군사위원회(SMC) 등에 직접 지원하는 등 군사지원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의 명백한 사용 또는 테러단체로의 화학무기 이전을 (시리아 정부에 대한) 금지선(red line)으로 정하고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은 판세를 바꾸는 일(game changer)이 될 것이며 자기의 계산을 바꿀 것이라고 말해 왔다"면서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사드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이 확인됨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사태에 대해 새로운 결심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로즈는 "우리는 이미 (시리아 반군 지원을 위한) 많은 긴급방안을 준비해왔다"면서 "우리의 시간표에 맞춰 더욱 진전된 행동을 위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반군진영에 대한 무기공급, 시리아 지역에 대한 비행금지구역(no-fly zone) 설정 등 고강도 군사 지원책이 뒤따를 전망이지만 로즈 부보좌관은 자세하기 밝히지 않았다.

WSJ은 미국 군당국이 최대 2500마일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지만 백악관은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리아 반군은 최근 전략적 요충지 쿠사이르 지역을 정부군에게 완전히 빼앗기는 등 열세에 놓은 상황이어서 미국의 이번 화학무기 사용 결론이 시리아 내전에 어떤 작용을 할지 주목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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