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제주=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박근혜정부 '창조경제' 철학의 핵심은 창업기업 확대가 아닌 기존 기업의 생산력을 높이는 데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은 20일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ㆍ중견기업 성장사다리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방안을 제안했다. 김 원장은 "창업기업만 신경쓰는 것은 창조경제라 할 수 없다"며 "전통 제조업이나 기존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접목, 서로 다른 업체간의 융합을 통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중소ㆍ중견ㆍ대기업에 대한 법적 분류기준 개편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성장사다리 구축을 위해서는 현행 기업 분류기준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현 중소기업기본법에 규정된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 자본금 80억원 이하 등은 현 경제 여건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남발로 중소기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그는 "국회가 의원입법을 통해 경제민주화 입법을 남발하고 있다"며 "당초 경제민주화 취지와 반대로 가는 법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일감 몰아주기, 프랜차이즈 대리점에 대한 '밀어내기' 등 갑(甲)기업들의 횡포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정상적 거래 관계를 갖고 있는 기업들까지 제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규제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자칫 정상적 거래관계를 갖고 있는 기업들까지 제약할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노동계의 화두로 떠오른 통상임금 역시 중소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통상임금 적용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영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중소기업들을 배려해 차별적으로 통상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이어 제 2주제를 발표한 채수찬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혁신 주체로서의 중견기업'에 대해 발표했으며, 경제구조 변화와 세계화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 혁신이 필요하며 한국 경제의 미래는 혁신 중견기업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토론된 내용이 중소기업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건의할 계획이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잘못된 제도나 인프라가 글로벌 중견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소기업인들의 꿈을 막아서는 안 된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현장의 목소리들이 국회 입법 활동과 정부정책 추진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창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김한표ㆍ이만우 새누리당 의원, 이원욱ㆍ조경태ㆍ부좌현ㆍ우윤근 민주당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이 참가했다. 또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 김수욱 서울대학교 교수, 윤용로 외환은행 행장, 성윤모 중소기업청 국장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중소ㆍ중견기업 대표이사 60여명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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