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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대차잔고 한달새 6조원 급증

최종수정 2013.06.20 11:10 기사입력2013.06.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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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달 미국의 출구전략 추진 우려가 불거진 이후 채권 대차거래 잔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채권값 하락)을 기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쏠림이 심화될 경우 금리충격이 나타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채권 대차거래 잔량은 33조127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실질적인 대차거래 잔량은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시장조장용으로 단기 차입한 6조2000억원을 제외한 26조9278억원으로 지난달 22일(20조6933억원)보다 6조원 이상 불어났다.

채권 대차는 국고채와 통안채 등을 빌리는 거래로, 통상 채권을 빌려 미리 팔고 값이 떨어지면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방식의 투자를 위해 많이 사용된다. 주식을 빌려 미리 파는 주식 공매도와 마찬가지 개념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학승 동양증권 연구원은 “통상 대차잔고 증가는 금리가 올라간다고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시장 컨센서스나 미국 금리 움직임 등을 살펴보면 매도 포지션을 많이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시장규모 자체가 커진 것도 대차잔고 급증세에 영향을 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신규물도 나오는 등 시장 규모가
전반적으로 커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차가 늘어도 다양한 채권에 분산돼 있다면 상환에 문제가 없는 만큼 종목별 쏠림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학승 연구원은 “빌린 채권을 갚으려는 수요가 급증하면 채권값이 급등하고 금리가 급락하는 금리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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