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남편과 다툰 후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몰래 출국한 여성에게 약취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0일 국외이송약취와 피약취자 국외이송 등의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여성 A씨(26)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약취죄는 폭행이나 협박 등의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자신의 실제적 지배 아래 둬 신체적 자유를 제한하는 범죄다.

대법원은 "부모 일방이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힘을 행사함이 없이 자녀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보호·양육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취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2006년 한국남자와 결혼한 A씨는 2년 후 한국생활에 답답함을 느껴 2살 난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으로 떠났다. 이후 양육비를 벌기 위해 아이를 친정에 맡긴 채 한국에 돌아왔으나 덜미를 잡혀 기소됐다.

12심은 "남편 몰래 아들을 베트남으로 데리고 간 것은 남편의 감호권을 침해한 것이지만 미성년자인 아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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