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대구의 한 워터파크에 나타났다가 포획된 독사의 모습(사진출처: 다음 아고라)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최근 도심 한복판에서 '뱀'의 출현이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택가와 공공기관은 물론 심지어 가족단위 이용객이 많은 워터파크에서도 출몰 사례가 있을 정도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독사'가 나타난 사실도 알려져 전국 곳곳에 뱀으로 인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21일 경남 통영의 한 경찰서에서는 뱀의 출현으로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화들짝 놀라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보름 동안 5~6차례 정도 청사 내외부에서 뱀을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마리수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알려진 사실은 몸길이가 50~60cm 안팎인 물뱀이라는 게 전부다. 경찰서 주자창에서 신발 끈을 묶기 위해 상체 숙였다가 뱀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 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해까지만 해도 뱀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이 경찰서 한 관계자는 "청사 주변이 건물이 많지 않은 벌판인 데다 수풀이 우거져 있어 뱀이 서식하기에 적당한 환경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통영의 경우와 달리 최근 대구에서는 워터파크를 찾은 한 초등생이 뱀에 물려 병원에 입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구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현장체험학습을 나온 대구초등학교 5학년 박모(12) 양은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한 워터파크에서 물놀이를 하던 중 독사에 왼쪽 종아리를 물렸다.

박 양의 종아리를 문 건 길이 20cm 가량의 뱀이었다. 왼쪽 종아리와 발목 사이를 뭔가에 물린 박 양은 잠시 뒤 통증을 호소하며 인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에서 상처 윗부분을 휴대하던 끈으로 동여매는 등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병원 이송 후에는 해독제도 투여받았지만 통증은 쉽사리 멈추지 않았고 다음날에는 상처부위가 심하게 부어오르기도 했다.

다행히 박 양은 심전도검사와 피검사 등을 추가로 받은 뒤 1주일 만인 지난 12일 퇴원했다. 사고 당시 경찰과 학교 측은 박 양을 문 뱀이 독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워터파크 관계자는 "수영장 인근의 산을 통해 뱀이 들어온 것 같다"며 "뱀은 현장에서 바로잡아 처리했고 현재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재정비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양의 부모는 사고책임을 물어 워터파크 관계자를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박 양 어머니는 "사고 직후 아이가 응급처치를 하고 안전요원에게 뱀에 물린 사실을 알렸으나 그 요원은 '의무실로 가보라'는 말만 했다"며 "워터파크 측이 사고대처에 무신경했고 정식으로 사과하지도 않은 만큼 업체 측은 아이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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