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북한이 영국 무기상에게 3500㎞ 중ㆍ장거리 미사일 판매를 시도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NK뉴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K뉴스는 유엔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해성무역회사 대표단이 영국 국적의 무기상인 마이클 레인저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주장이 처음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북한이 제시한 무기 목록에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기(재머)와 다련장로켓(MLRS) 등과 함께 3500㎞ 중ㆍ장거리 탄도 미사일이 ‘처음으로’ 포함돼 있었다고 NK뉴스는 설명했다.

레인저는 유엔에 한 증언에서 “중거리 미사일의 단위당 가격은 1억 달러 이상으로, 장거리 미사일 1기 및 중거리 미사일 2기, 또는 장거리 미사일 2기 및 중거리 미사일 1기를 묶어 한 번에 최소 3기 이상을 사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고 말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북한이 스커드급 탄도 미사일을 중동 국가에 팔아온 것은 오랜 일이지만 중ㆍ장거리 미사일 판매를 해외 고객에게 타진한 적은 없다고 NK뉴스는 덧붙였다.

이 매체는 또 현재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중거리 미사일은 ‘무수단’밖에 없다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핵비확산ㆍ군축 연구팀장이 밝혔다고 설명했다.

피츠패트릭 팀장은 “3500㎞는 통상 무수단의 사거리로 여겨져 왔다. 북한은 다른 중거리급 미사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NK뉴스에 이메일로 “북한은 2010년 10월 군 열병식에서 무수단을 외부 세계에 처음 선보였지만, 시험 발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제안은 충격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은 최근 한국 및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됐을 때 1주일 가량 무수단 2기의 ‘발사 대기’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NK뉴스는 스웨덴 스톡홀름의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로런스 더모디 무기 조사 전문가가 가격과 탄도미사일의 숫자 및 스펙과 관련해 레인저의 주장을 검증할 길이 없다면서도 해성무역이 무기상의 반응을 떠보고자 미사일 기술력과 가격 등을 과장했을 공산이 크다고 평가했다.


NK뉴스는 또 미사일이 실제로 매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국제 사회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무기 이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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