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주) 회장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박근혜 대통령 방중기간에 한중 최대 규모의 합작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SK종합화학이 중국 베이징 조어대에서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Sinopec)과 우한(武漢) 에틸렌 합작법인 설립 계약(JV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작법인 서명식에는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왕티엔푸(王天普) 시노펙 총경리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 중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배석했다.

김정기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SK는 7년간 공들인 우한 프로젝트 성사로 중국에 석유화학 생산기지를 확보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국내 중소기업과의 동반 진출 등 부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한 프로젝트는 양사가 최근 후베이성 우한시에 완공한 나프타분해설비(NCC) 등에서 에틸렌을 비롯해 총 연산 약 250만t의 유화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총 투자비만 3조3000원 규모로 한ㆍ중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작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그동안 중국 현지화를 의미하는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직접 펼쳐온 최 회장의 집념이 일궈낸 대표적인 성과다. 최 회장은 2006년 시노펙 최고경영자(CEO)와 합작 추진에 합의한 이후 10여차례 중국 정부 및 시노펙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했다.

SK와 시노펙이 35 대 65 비율로 설립하는 합작법인은 조만간 상무부 비준을 거쳐 공식 출범하게 되며, 올 하반기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한 공장은 연산 기준 에틸렌 80만t을 비롯해 PE 60만t, 폴리프로필렌(PP) 40만t 등 각종 유화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SK그룹의 중국사업 중 최대 성과로 꼽히는 이번 사업은 1992년 한ㆍ중 수교 이후 양국 기업이 성사시킨 합작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기업 중 중국 에틸렌 사업에 진출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중국은 그동안 원유나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일부 서구 메이저 회사와 중동 산유국 기업에 한해 에틸렌 합작사업 참여를 선별 허용해왔다"며 "이번 합작 성사는 SK가 지난 40년 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화학 공장 운영 노하우를 인정 받은 결과로,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한 에틸렌 사업은 SK종합화학이 시노펙과 공동으로 추진해 온 3대 프로젝트 중 하나다. SK종합화학은 2004년 연산 6만t 규모의 상하이 용제공장을 합작 설립한 데 이어, 올해 초 연산 20만t 규모의 충칭 부탄디올(BDO) 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올 5월 합작법인을 출범시켰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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