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수익률 급등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미국 국채를 다량 보유해온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지난주 미국 국채를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미국연방준비제도가 외국 금융기관을 대신해 갖고 있는 미국 국채보유량은 지난주 324억 달러 감소한 2조930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감소폭은 2007년 8월 낙폭 24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사상 최대 규모이다. 미국 국채 투자자는 4주 중 3주 사이에 빠져나갔다.

민간 투자자들은 채권을 대량 매도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EPFR이 조사한 채권펀드 자료에 따르면, 26일까지 한 주 동안 총 233억 달러가 상환됐다. 미국에서 106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아시아도 사상 최고치인 56억 달러가 상환됐다.

신흥시장의 주식시장 자금유출이 심각하다.FT는 지난 5주 동안 신흥시장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총 350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는데 이 가운데 225억 달러가 주식시장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의 아시아주식 수석전략가인 마크스 로스젠은 “사람들이 타월을 내던지고 있다”면서 “이는 올여름 동안에 시장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채권시장은 벤 버냉키 미국 연준의장이 5월22일 올해 말 채권매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이후 무너지기 시작했다.이에 따라 채권값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치솟기 시작해 5월초 1.62%에 그쳤던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28일 2.52%까지 급등했다.

FT는 연준이 채권매입 축소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도 미국 국채 수익률이 눈에 띠게 오른 것은 신흥시장국들이 시장개입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팔아치운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은 최근에는 채권수익률이 하락하고 주식시장이 일부 손실을 만회해 입지를 조금 회복했고 펀드 매니저들도 연준은 다음달에도 수십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매입하고 실제 이자율상승은 아직 요원하다고 강조하지만 또 일부 운용사들은 자금유출이 지속된다면 연쇄 채권매도를 일으켜 시장붕괴를 촉진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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