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시장에서 담합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13개 대형 투자은행과 금융정보업체 마킷,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UBS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마킷,ISDA 등에 CDS 담합과 관련한 이의제기서(SO, Statement of Objections)를 발송했다. SO는 EU의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EU의 최종 입장은 아니며 법적 구속력과 실질적인 제재는 없다. 하지만 SO는 이미 법적 조치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SO를 받은 대상 업체들은 EU가 담합 등의 부정 행위를 최종 판단하고 부과할 벌금 규모를 결정하기에 앞서 항변할 권리를 갖는다.

집행위는 13개 투자은행이 마킷, ISDA와 결탁해 도이체 뵈르제와 CME 그룹의 시장 진입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마킷은 CDS 시장에 대한 주요 정보 제공업체이고 ISDA는 CDS 거래에 필요한 인가를 내주는 기관이다.

집행위는 2006~2009년 사이 이들 투자은행과 마킷, ISDA의 담합으로 인한 피해가 단순히 투자 비용 상승시키고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담합으로 금융 시스템이 금융 충격에 좀더 취약해졌고 결과적으로 리먼브러더스 붕괴에 따른 파장도 확대됐다는 것이 집행위의 판단이다.

호아킨 알무니아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CDS 거래는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개선시키지만 이들 은행은 집단적으로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은행은 매출 감소를 우려해 CDS 거래를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집행위 결정으로 수 억 유로의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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